[미디어펜=윤광원 기자] 경기도 구리시에 있는 동구릉(東九陵)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조선왕릉 중 최대의 왕릉군이다.
모두 7명의 왕과 10명의 왕비가 이 곳에 잠들어있다.
9개의 많은 왕릉 중에서도 단연 최고는 조선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즉위 후 이단으로 개명)가 묻힌 건원릉(健元陵)이다.
건원릉은 고려 공민왕릉의 양식을 계승하면서도 변화를 줬고, 후대 조선왕릉의 기준이 됐다.
특히 조선왕릉 중 유일하게 봉분이 억새로 덮여 있는데, 이는 고향 함흥을 그리워하던 태조의 유언에 따라, 함흥에서 가져온 억새를 심은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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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원릉 위에서 본 전망. 아차산이 지척이다./사진=미디어펜 윤광원 기자 |
이 건원릉 억새를 평소에는 보기 어렵다. 능역 아래 먼 발치에서 올려다 봐야 하기 때문.
다만, 가을의 상징 중 하나인 억새가 절정인 철에는 능 뒷쪽 위까지 올라가 볼 수 있다. 문화재청은 '억새 절정기' 건원릉 능침 특별 개방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필자는 이 행사를 사전에 온라인 신청, 12일 건원릉에 올라봤다.
문화해설사의 간단한 사전 설명 후, 일행은 홍살문을 지나 정자각을 둘러보고, 제사 후 축문을 태우던 '소전대'를 관람했다. 여기까지는 언제나,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다.
이어 마침내 열린 능역 울타리를 통과, 봉분 뒤쪽 오솔길을 따라 건원릉 뒤 언덕에 올라섰다.
'백두대간'에서 이어진 '한북정맥'에서 갈려져 나온 '수락지맥' 산줄기는 이 건원릉의 주산이 되고, 이어 망우리고개와 망우산을 지나 아차산까지 이어지는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아차산 밑 한강이 배산임수(背山臨水)를 이루고 있으니, 과연 천하 제일의 명당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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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원릉 전경/사진=미디어펜 윤광원 기자 |
건원릉은 또 고려 왕릉의 양식을 따르고 있어, 후기 조선왕릉과는 많이 다르다.
우선 세조의 광릉(光陵) 이후 거의 사라진, 병풍석(호석)이 봉분을 둘러싸고, 그 밖에 난간석이 늘어서 있다.
세조는 왕릉 축조에 많은 국고와 백성들의 노역이 동원된다는 점에서, 자신의 능역을 검소하게 조성할 것을 지시했고, 이는 후대 조선왕릉의 기준이 됐는데, 건원릉은 그 훨씬 전에 조성됐다.
봉분을 둘러싸 보호하고 있는 병풍석 부조들도 조선왕조가 홀대했던 불교적 색채가 강하다.
비가 많이 내린다는 예보 대로,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황급히 내려오는 와중에도, 정자각 옆에 있는 신도비 사진을 찍었다. 정자각도 신도비도, '보물'로 지정된 대한민국의 소중한 문화재다.
건원릉 능침 개방 행사는 오는 20일까지 계속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하루 2회(10시, 14시) 회당 20명이며, 조선왕릉 홈페이지에서 선착순 사전 예약을 접수한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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