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는 한국시장에 직접 진출하기보다 전자상거래를 도와줄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기업에 관심이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그룹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19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알리바바 T-mall 한국관 개통식’에 참석해 한국 진출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미 한국 쇼핑몰 시장이 포화에 이른 만큼 전자상거래 시스템, 즉 핀테크에 관심을 두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마윈 회장의 알리페이가 대표적인 핀테크산업이 금융권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발목을 잡고 있던 문제들도 속속 해결될 조짐을 보이면서 본격적인 기술싸움에 돌입했다. 특히 국내 시장은 중국의 ‘알리페이’, 미국의 ‘애플페이’와 같은 대기업의 손길이 아직 미치지 못한 만큼 중소기업의 성공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받고 있다.

   
▲ 티에이네트웍스의 대면 인증 서비스인 ‘Mpac Smart 대면인증 서비스’(엠팩)

◆핀테크산업의 현재 핀테크(fintech)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융합을 뜻한다. 금융회사의 업무를 지원하는 IT서비스인 Traditional Fintech, 인터넷전문은행 등 새로운 금융서비스인 Emergent Fintech로 성격에 따라 분류된다. 핀테크가 정착되면 백화점이 온라인 쇼핑몰로,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서점이 생겨난 것과 같은 일상의 혁신적인 변화가 다시 한 번 일어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핀테크는 현재 작은 거래부터 기존의 금융을 대체하고 있다. 빠르고 간단한 플랫폼을 통해 결제, 대출, 투자, 환전, 보험, 송금 등 금융업무를 볼 수 있게 된다. 스마트폰 사용자는 누구나 한번쯤 설치했을 은행 애플리케이션이 대표적이다.

금융위원회는 18일 핀테크 활성화 방안으로 오는 12월부터 시중은행을 시작으로 계좌개설시 비대면 실명인증을 도입하기로 했다. 점포에 가지 않고 본인을 인증하는 방식으로 통장을 만들 수 있게 된 셈이다. 2~3가지 인증절차를 거쳐야 하는 불편함은 있으나 대기표를 받지 않고 은행업무를 볼 수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핀테크 관련기업 주목 그동안 핀테크 솔루션을 개발해온 벤처기업들은 숨통이 트였다. 당장 비대면 본인 인증 프로그램부터 개발이 한창이다. 티에이네트웍스는 2년여의 개발기간을 거쳐 대면 인증 서비스인 ‘Mpac Smart 대면인증 서비스’(엠팩)를 출시했다. 은행, 증권사, 보험 등의 기존 금융 회사들의 비대면 실명 확인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는 서비스다.

목승환 티에이네트웍스 사업총괄 부문장은 “온라인 전문 은행의 비대면 채널로의 확장, 기존 금융권들의 비대면 채널을 위한 비대면 대행 센터 구축이 계획돼 있다”고 밝혔다.

결제수단을 대체하는 기술도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이미 중국에서는 알리바바의 알리페이, 미국에서는 애플의 애플페이를 비롯해 다양한 결제시스템이 자리잡은지 오래다. 지난달 27일부터는 롯데백화점이 알리페이를 도입하면서 한국형 결제시스템 업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국내 업체들은 결제시스템에 주력하고 있다. 아직 무주공산에 가깝기 때문이다. 가장 앞서가는 업체는 다음카카오다. 간편결제서비스 카카오페이는 제한적 활용에도 불구하고 가입자 400만명을 돌파했고, 송금서비스 뱅크월렛카카오도 서비스 중이다. 향후 선물하기·카카오페이지 외에 카카오뮤직·검색광고 플랫폼과 최근 케이벤처그룹에서 인수한 셀잇 등에 카카오페이를 연결할 예정이다.

   
▲ 카카오페이 광고 캡처

목표는 인터넷 전문은행 핀테크 기업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이다. 현재 은산분리(은행법 제16조제2항 : 비금융주력자는 은행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4%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만큼 인터넷전문은행 논의는 이르다는 이야기도 있으나, 관심기업들은 면밀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다음카카오는 현재 TF팀을 만들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검토 중이다. 최세훈 대표는 14일 컨퍼런스콜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은 부, 법률 개정 등 규제와 관련된 변화에 따라 달라지지만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금융위 전폭지원 금융위는 단계별 추진전략을 세우고 핀테크산업 활성화에 발 벗고 나섰다. 3월 핀테크 지원센터, 4월 핀테크 지원협의체가 구성됐고, 2000억원의 자금이 마련돼 현재 58개업체에 약 816억원이 지원됐다. 보안규제도 대거 철폐돼 모바일 단독카드 발급, 비대면 실명확인, 금융보안원 출범, 핀테크기업 출자 활성화 등이 진행되고 있다.

6월 중에는 ▲전자금융업 등록자본금 완화 ▲핀테크 기업의 책임분담 허용 ▲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방안 마련 ▲핀테크 기업과 금융회사 간 전략적 제휴·협력을 돕는 '데모 데이'(Demo-day) 등이 예정돼 있다. 핀테크 지원센터와 지원협의체를 통해 관련업체들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책금융기관을 활용한 지원도 늘어난다. 산업은행은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투자 지원한도를 15억원에서 20억원으로 상향조정하고 기술보증기금과 신용보증기금은 보증료를 감면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