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유동성 확보 목적…물량 완판되며 인기
운용자산이익률 3%대로 낮아 역마진 우려도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은행권 정기예금 최고 금리가 연 5%를 넘기면서 보험사들도 금리가 6%대에 육박하는 저축보험을 선보이며 금리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예적금으로 고객이 몰리자 보험사들도 자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신규 고객 잡기에 나선 것이다. 다만 보험사들의 현재 운용자산이익률은 3%대에 불과해 역마진이 우려되고 있다.

   
▲ 보험사들이 5%대 고금리 저축보험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최근 연 5.8%의 확정이율을 제공하는 5년 만기 저축성보험을 출시했다. 현재 판매 중인 저축성보험 가운데 가장 높은 금리다.

저축보험은 매월 일정금액의 보험료를 납부하고 만기 때 총 납부액과 이자가 더해진 환급금을 받는 상품이다. 상품담보에 따라 다르지만 저축보험으로도 기본적인 질병, 상해 등을 보장받을 수 있다.

지난 8월 푸본현대생명은 연 4% 저축보험을 출시한지 사흘 만에 5000억원어치를 완판했다. 이후 한화생명, 흥국생명, 동양생명도 4%대 저축보험을 속속 내놨으며 각각 7000억원, 3000억원, 5000억원의 물량이 모두 완판됐다.

지난달 24일에는 IBK연금보험이 연 5.3% 상품을 선보였으며 이달 들어선 ABL생명(5.4%), 한화생명(5.7%) 등이 잇따라 금리를 더 올렸다. 푸본현대생명은 이달 25일부터 연 금리 5.9%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올해 생보사들은 금리인상기를 맞아 확정금리형 저축보험 상품의 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리고 있다. 올해 초만해도 생보사 저축보험 금리는 1~2%대 초반에 불과했다.

보험사들은 그동안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둔 상황에서 저축성보험 판매를 자제하고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려왔다. IFRS17이 적용되면 현재 원가 기준인 보험사의 부채 평가는 시가 기준으로 바뀌는데 이때 저축보험 물량이 많을 경우 자본확충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으로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뛰면서 보험사들이 자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단기간에 보험료 수입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저축보험 판매에 다시 나선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차역마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24개 생보사들의 올해 6월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3.3%로 나타났다.

운용자산이익률이란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운용해 얻는 수익을 말한다. 보험상품의 이자가 자산을 운용한 보험사 수익률보다 낮으면 약속한 이자만큼 투자 이익을 보전하지 못하는 이차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영향으로 소비자의 관심이 변액보험보다 저축보험으로 옮겨가는 추세”라며 “보험사들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고금리 저축보험 판매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역마진 우려에 대해서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저축보험 상품들에 대한 이자는 당장 지급하는 것이 아니고 만기 때 지급하는 것으로 향후 운용자산이익률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현재 기준과 단순 비교해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또 금리인상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만큼 운용자산이익률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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