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자금조달비용 부담이 커진 카드사들이 카드론, 자동차할부금융 등의 금리를 올린데 이어 무이자할부 등 소비자에게 제공하던 혜택도 축소하면서 비용절감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 카드사들이 채권시장 경색과 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던 무이자할부 혜택을 줄이고 나섰다./사진=연합뉴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이달 온라인쇼핑과 손해보험 등에 제공하던 6개월 무이자할부를 3개월로 축소했다.

삼성카드는 아울렛과 백화점, 온라인쇼핑몰 등에 제공하던 6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3개월로 줄였다.

현대카드는 현대자동차 구매 시 제공하던 12개월 무이자할부를 3개월로 단축했다. 대형마트에서 현대카드를 사용하면 받을 수 있었던 2~5개월 무이자 할부와, 면세점과 여행사 등에서 제공됐던 6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도 끝났다.

다른 카드사들도 시장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무이자 할부 혜택 축소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혜택을 축소하는 것은 채권시장 경색과 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은행과 달리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차입하는 방식으로 운영자금을 조달하는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여전채 금리도 덩달아 오르면서 카드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늘게 됐다. 카드사들은 사업에 필요한 자금의 70% 이상을 여전채를 조달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여전채 AA+등급 3년물 금리는 지난 16일 5.856%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초 연 2.420%였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오른 것이다. 지난 7일 집계된 여전채 금리는 연 6.088%로 6%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에 카드론 금리도 오름세를 유지하며 연내 15%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9월 7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금리는 12.02~14.42%를 기록했다.

자동차할부금융 금리도 급등했다. 이달 기준 국내 주요 카드사들의 자동차할부 대출금리는 할부기간 60개월 기준 평균 연 6~7%대로 나타났다. 지난 3분기 평균 할부금리(3%대 중후반) 대비 두 배 수준으로 뛴 것이다.

또 카드사들은 가맹점수수료율 인하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비용절감의 일환으로 일명 ‘알짜카드’를 줄줄이 단종시키는 등 소비자 혜택을 지속적으로 줄이는 모습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높은 금리를 주고도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향후에도 여전채 시장이 불안정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대부분 카드사들이 내년도 경영계획을 수립하는데 비용절감을 최우선 목표로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회사는 금리를 높여 사실상 ‘디마케팅’(고객 구매를 의도적으로 줄이는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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