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은 기자]고금리로 주택 매수 수요가 꺾이면서 전국 아파트의 하락거래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분기 들어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의 절반 이상은 직전 거래보다 5% 이상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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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래 절벽 현상이 이어지면서 전국 아파트 하락거래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시 아파트 전경./사진=김상문 기자 |
21일 직방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전국 아파트 거래량 1만 5540건 가운데 직전 거래보다 5% 이상 하락한 거래량은 5863건(37.7%)으로 집계됐다. 직전 거래보다 1~5% 하락한 거래량(2440건)을 합치면 하락 거래는 총거래량의 53.4%를 차지했다.
특히 서울은 거래된 아파트 322건 중 과반을 넘은 166건(51.6%)이 5% 넘게 내린 가격으로 거래됐다. 서울은 실거래 신고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5% 이상 하락한 거래가 전체 거래의 과반을 넘어섰다.
전국과 서울의 5% 이상 하락 거래 비중 최고치는 금융위기의 여파가 있었던 2008년 4분기로 각각 32.3%, 47.1%였다. 이때와 비교해도 올해 4분기 하락 비율이 4~5%포인트 높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역으로 상승 거래는 크게 줄어들고 있다. 서울은 직전 대비 5% 이상 상승 거래의 비율이 4분기 기준 12.4%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전국도 상승 거래 비중이 23.0%에 불과했다.
◆높은 주택 금융비용에 급매 위주 시장 형성
하락거래량이 증가하는 것은 고금리와 고물가로 아파트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다. 대세 하락으로 아파트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희망가격 괴리가 커지면서 역대 최저 수준의 거래가뭄도 해소되지 않고 급매거래 위주의 시장이 형성됐다.
실제로 올해 3분기 아파트 거래량은 전국 5만 17건, 서울 1927건으로 2006년 주택 거래 신고제가 도입된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2006년부터 2022년 2분기까지의 분기별 평균 거래량은 전국 약 14만 4000건, 서울 약 1만 8000건으로 서울은 과거 평균치의 10% 수준에 불과한 거래가뭄 상황이다.
여기에 지속적인 금리 인상까지 전망되면서 하락 거래 위주의 시장 상황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과거 하락 거래 비율이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8년 말에는 급격한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단기적인 충격을 일부 해소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여전히 높은 물가와 미국 기준금리와의 역정 등으로 인해 금리 인상이 전망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총 여섯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기준금리가 3.0%로 뛰었으며, 오는 24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출 이자 부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전국적인 아파트 거래절벽 속에서 급매가 아니면 매매가 되지 않는 하락 거래 위주의 시장이 형성됐다”며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를 푸는 등 경착륙을 막기 위한 정부의 완화책에도 불구하고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높은 주택 금융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하락 거래 위주의 시장 상황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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