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현대카드가 금리 인상, 가맹점수수료 인하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며 롯데카드에 4위 자리를 내주고 업계 5위로 밀려났다.

   
▲ 현대카드가 올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며 롯데카드에 4위 자리를 내줬다./사진=현대카드


2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07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2506억원) 대비 17.1% 감소한 수치다.

올해 3분기 7개 전업계 카드사 중 실적이 감소한 곳은 현대카드를 포함해 하나카드, KB국민카드 세곳인데 이중 현대카드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 하나카드는 1990억원에서 1656억원으로 16.8%, KB국민카드는 3741억원에서 3523억원으로 5.8% 줄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비용이 늘었고 신판(신용판매) 위주로 자산을 확대한 것이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신판 증가 대비 가맹점 수수료 수익의 증가폭이 작아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3분기 현대카드의 이자비용은 2708억원으로 전년 동기(1998억원) 대비 35.5% 증가했다. 반면 가맹점수수료수익은 1조159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188억원) 대비 3.6% 늘어나는데 그쳤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3083억원) 대비 17.9% 감소한 2532억원을 기록했다.

조달비용 부담에 순이익도 줄면서 현대카드는 자동차할부금리를 인상하고 무이자할부 등 소비자에게 제공하던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현대자동차 구매 시 제공하던 12개월 무이자할부를 3개월로 단축했다. 대형마트에서 현대카드를 사용하면 받을 수 있었던 2~5개월 무이자할부와 면세점‧여행사 등에서 제공됐던 6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도 끝났다.

현대카드의 순이익이 줄면서 롯데카드가 4위 자리를 차지했다. 롯데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1870억원) 대비 44.1% 증가한 2695억원으로 신한카드(1조7413억), 삼성카드(4565억원), KB국민카드(3523억원)에 이어 4위에 올랐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398억원으로 전년 동기(2302억원)보다 47.6% 늘었다. 같은 기간 누적 매출액은 1조925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999억원) 대비 28.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카드는 "로카(LOCA) 시리즈 누적 200만 유치 등 전략상품 중심의 고객 기반 확대로 이용회원 수, 이용률 등 고객들의 효율이 개선돼 신판사업 수익성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는 2020년 8월 '세트(Set) 카드'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한 '로카 시리즈'를 선보였다. 실적과 혜택을 세트로 연결한 카드 두 장을 발급받으면 두 카드 실적이 하나로 합산돼 이 중 한 장만 사용해도 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이 알아서 계산돼 적용된다.

로카시리즈는 출시 이후 롯데카드의 간판 상품으로 떠올라 1년 만에 100만장 발급을 돌파했고, 2년 만인 올해 200만장을 넘어섰다.

아울러 리스크관리 강화 전략에 기반한 자산건전성 개선, 금융사업 확대를 통한 수익 확대, 로카모빌리티 등 연결대상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 등이 당기순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