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화물연대가 오는 24일 안전운임 일몰제 완전 폐지와 적용 품목 확대를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안전운임제를 3년 연장했음에도 파업에 나서는 것은 '갑질 파업'이고 '정치 파업'이라면서 불법 행위는 엄정 대응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안전운임제를 둘러싼 화물연대와 정부간 의견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면서 제2의 물류대란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지난 22일 긴급 당정협의회를 열고 안전운임제 일몰 시한을 3년 연장하는 방안을 내놨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초 제도도입 취지였던 교통안전 효과가 불분명해 일몰 연장을 통한 추가 검증 필요성이 있고, 최근 고유가 상황과 이해관계자들 간에 의견들을 고려해 일몰 3년 연장 추진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추가 적용을 요구하는 품목인 철강·유도차·자동차 등 다섯 가지 품목은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양호하다는 이유다. 또한 해당 품목을 확대할 경우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와 국민 부담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 정부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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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11월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노조법 2·3조 쟁취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
하지만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시한 3년 연장을 제시한 당정 입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당장 내일(24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했다. 최근 유가 급등 등으로 화물기사들이 수백만원의 유류비를 지출하자, 안전운임 일몰제를 폐지하고 모든 차량에 안전운임제를 적용 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것이다. 앞서 지난 6월에도 화물연대는 8일간의 파업을 통해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과 품목 확대 이행을 정부에 요구한 바 있다.
안전운임제는 기사의 과로·과적·과속을 막기 위해 화물노동자의 최소 임금을 보장하고 그보다 낮은 운임을 주는 화주에게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하는 제도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020년 '표준운임제'라는 이름으로 도입을 시작했다. 다만 이 법은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간 한시적으로 운용하고, 이후 종료 시키는 일몰제를 적용했다.
국민의힘은 안전운임 일몰제 3년 연장에도 화물연대가 집단 운송거부에 나선 것에 대해 "정치 파업"이고 "갑질 파업"이라며 불법 파업행위에 대해서는 법으로 엄정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3일 의원총회 모두 발언에서 "당정이 안전운임제 시행을 시한 3년 더 연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화물연대가)집단 운송 거부에 들어간다는 건 안전운임제를 핑계로 이미 답이 정해진 정치적 파업"이라며 "공사현장이 멈추고 물류 차질, 국민 생활까지 심각한 불편을 끼칠 거다. 어려운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 원내대표는 "집단운송거부를 단행하면 그 불복행위로 인한 모든 법적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며 "정부는 불법행위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하길 바란다. 노동계의 정당 파업이나 집회는 보장돼야 하지만 불법 투쟁·정치 투쟁·과격 투쟁은 용납이 안된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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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1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사태 점검 긴급 당정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법 위에 군림해온 민노총이 또다시 갑질 파업으로 국민을 겁박하고 있다"라며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모아도 모자랄 판국에 되레 줄파업으로 치닫는 모습은 한국 경제에 엎친 데 덮친 격이 아닐 수 없다"라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이러한 민노총의 생떼같은 줄파업은 지난 민주당 정권 5년이 조장한 대표적 악습"이라며 "단호한 대응으로 민노총의 대국민 갑질을 뿌리 뽑아야 한다. 시대착오적인 민노총의 불법 파업 악순환을 이번엔 반드시 끊어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전날(22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화물연대 운송거부와 관련해 "최악의 경우 물류체계 붕괴로까지 이어지면서 우리 산업의 대외신인도를 하락시키고 글로벌 경쟁력마저 위협하게 될 것"이라며 "불법적 운송 거부나 운송방해 행위에 대해서는 일체의 관용 없이 모든 조치를 강구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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