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수호 기자]올해 태풍 힌남노로 인해 제철소 가동이 중단된 초유의 사태를 맞은 포스코가 국내 고객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면서 부단히 애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포스코에 따르면 회사 측은 지난 9월 태풍 힌남노로 인한 냉천 범람으로 제철소가 가동 중단됨에 따라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이에 포스코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국내 고객사의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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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포항제철소 1열연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되는 모습./사진=포스코 제공 |
◇ 포스코, 국내 고객사에 ‘의리’ 최우선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가동 중단으로 인한 고객사 피해 최소화를 위해 태풍 피해 직후 450여 곳에 이르는 고객사들의 재고 전수 조사에 나섰다.
재고가 부족한 고객사들에게는 광양제철소의 수출 물량을 우선 배치했다. 해외 고객의 납기도 중요하지만 국내 고객사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조치다. 특히 포항제철소에서만 생산되는 스테인리스와 선재 등의 제품은 현대제철에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현대제철이 파업으로 생산이 늦어지자 신일본제철 등 관계가 깊은 일본 제철소에서 물량을 들여와 국내 고객사에 공급했다. 일부 제품은 원자재를 중국으로 가져가 포스코 중국법인에서 생산 후 역수입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이 과정에서 들어간 모든 비용을 감수했다. 특히 힌남노 피해로 생산에 차질을 빚는 가운데 비용 손실이 엄청났지만, 수출을 포기한 점은 업계에서도 높게 평가하는 부분이다. 최근 치솟은 원달러 환율을 감안하면 수출에서 매우 큰 이득을 볼 수 있음에도 이를 포기하고 국내 고객사 지키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제품은 스틸서비스센터 등 철강 유통업체들의 시장 내 재고가 충분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폭등으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직접 실수요 고객을 챙겼다.
◇ 실적 반등 과제, “주주도 챙긴다”
포스코의 남은 과제는 매출 등 실적의 정상화다. 현재 포항제철소의 전체 복구율은 80% 수준이다. 연내 정상화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3분기 생산 중단으로 판매가 줄어든 만큼 실적 악화는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내년 경기도 암울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유례없는 역대급 호황을 맞았던 터라 기저효과까지 겹쳐 실적 감소의 그림자가 더 짙게 느껴지는 상황이다.
가장 큰 근심은 후방산업의 침체다. 건설 산업의 우려가 큰 상황에서 국내 자동차 생산량 감소 등이 점쳐지고 있다. 제품 단가도 하락 추세여서 실적 악화를 피하기 쉽지 않다. 최근에는 화물연대가 무기한 파업을 선언해 이에 따른 피해도 예상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태풍 직후 복구에 2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전직원이 한마음으로 초유의 위기를 이겨내기 위한 노력으로 상당부분 진전이 있었다”라며 “최근 태풍 피해 등으로 인한 주주들의 우려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피해 복구와 실적 정상화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내 18개 압연공장 중 올해 15개를 복구할 계획이다. 현재 1열연, 1냉연 등 7개 공장이 가동 중이다. 도금공장과 스테인리스1냉연 공장은 각각 내년 1월과 2월에 재가동될 예정이다.
[미디어펜=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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