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이 정말 아쉽게 패했다. 잘 싸우고 졌고, 그 결과 16강 진출 희망은 아득해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 밤(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2-3으로 분패했다.
0-2로 뒤지던 경기를 조규성의 멀티골로 동점까지 따라붙었지만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고 말았다. 슈팅수 19대7로 한국이 압도하고도 골 결정력에서 뒤져 너무나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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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규성이 몸을 날린 헤딩슛으로 2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
1차전에서 우루과이와 0-0으로 비긴 한국은 1무1패, 승점 1에 머물렀다. 오는 12월 3일 0시 포르투갈과 최종 3차전을 남겨두고 있지만 이기더라도 자력 16강 진출은 힘들어졌다.
가나는 볼점유율과 슈팅수에서는 한국에 밀리고도 슛 찬스 때마다 골이 쏙쏙 들어가줘 승리를 낚았다. 1차전에서 포르투갈에 2-3으로 졌던 가나는 1승1패, 승점 3점이 돼 16강 진출 희망을 키웠다.
벤투 감독은 우루과이전과 비교해 3명의 선발 멤버를 바꿨다. 원톱으로 황의조(올림피아코스) 대신 조규성(전북현대)을 내세웠다. 공격 2선에는 손흥민(토트넘), 권창훈(김천상무), '작은'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을 기용했다. 권창훈과 정우영 자리를 우루과이전에서는 이재성(마인츠), 나상호(FC서울)가 맡았었다.
중원의 황인범(올림피아코스)과 '큰 정우영(알 사드), 포백 김진수(전북현대), 김민재(나폴리), 김영권(울산현대), 김문환(전북현대), 골키퍼 김승규(알샤밥)는 그대로 연속 선발 출전했다.
한국은 전반 볼 점유율에서 49%대35%(경합 16%)로 앞서고 코너킥도 7대2로 훨씬 많았다. 슈팅수도 5대3으로 우세했는데 한국의 유효슈팅은 없었다. 가나는 유효슈팅 2개를 기록했는데 모두 골로 연결됐다.
한국이 초반 맹공을 퍼부었지만 골문 쪽으로 향하는 슛을 날리지 못하다 가나에 한 방 얻어맞았다. 전반 24분 가나의 프리킥 기회에서 조던 아예우(크리스탈 패리스)가 문전으로 띄워준 볼이 양 팀 선수들이 엉켜있는 사이로 떨어졌다. 하필 볼이 모하메드 살리수(사우샘프턴)에게 향했고, 살리수가 지체없이 차 넣어 선제골을 뽑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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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나가 선제골을 넣은 후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
아쉬운 실점 후 한국이 흔들렸다. 반격에 치중하느라 수비와 공격 사이 공간이 넓어졌는데, 가나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전반 34분 한국 진영 좌측 중원에서 조던 아이유가 문전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모하메드 쿠두스(아약스)가 머리를 갖다대 한국 골네트를 흔들었다.
10분 사이 2골을 내준 한국은 급해졌다. 만회를 위해 총공세에 나섰지만 매끄러운 연결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아 전반은 0-2로 뒤진 채 마쳤다.
후반 들며 한국은 '작은' 정우영을 나상호로 교체했다. 후반 12분에는 권창훈을 빼고 이강인(마요르카)을 투입했다.
이강인이 들어가자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이강인은 투입된 지 1분만에 가나 진영 왼쪽 측면에서 상대와 몸싸움 끝에 볼을 따내 드리블한 뒤 예리한 크로스를 올렸다. 조규성이 정확한 헤더로 골을 터뜨렸다. 대한민국의 이번 월드컵 1호 골이자 조규성의 월드컵 데뷔골, 이강인의 월드컵 첫 어시스트였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불과 2분 뒤 동점골까지 작렬시켰다. 손흥민의 전진패스를 받은 김진수가 좌측 골라인 근처까지 몰고간 뒤 문전으로 볼을 띄웠다. 조규성이 가나 수비진 사이를 뚫고 날아오르며 강력한 헤딩슛을 날려 또 골을 성공시켰다. 조규성의 멀티골로 한국은 2-2 동점을 만들었다.
분위기는 완전히 한국으로 넘어온 것 같았는데, 또 아쉬운 실점을 하고 말았다. 한국의 측면 수비가 뚫렸고, 기디언 멘사(오세르)의 땅볼 크로스가 쿠두스 쪽으로 향했다. 쿠두스가 논스톱 슛을 때려 또 한 번 한국 골문을 열었다.
다시 리드를 뺏긴 한국은 공격에 공격을 이어가며 계속 가나 골문을 두들겼다. '큰' 정우영을 빼고 황의조까지 교체 투입해 공격 숫자도 늘렸다.
하지만 골키퍼 선방에 걸리고, 운도 따르지 않고, 마무리도 되지 않았다. 이강인이 찬 멋진 프리킥 슛은 골키퍼가 몸을 날려 쳐냈고 김진수가 좋은 위치에서 찬 회심의 슛은 골대 위로 넘어갔다.
부상 등으로 지체된 시간이 많아 추가시간이 10분이나 주어졌다. 한국 선수들은 체력이 바닥나고 부상으로 몸 상태가 온전치 않은 가운데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하지만 전원 수비에 나선 가나의 벽에 번번이 막히며 끝내 더 이상 골은 나오지 않았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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