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안 중대성·증거인멸 우려 확인…구속 수사 불가피"
[미디어펜=김준희 기자]검찰이 문재인 정부 대북안보라인 최고 책임자였던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 정부 청와대 고위 인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 지난 10월 열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및 흉악범죄자 추방' 사건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서훈(왼쪽에서 세 번째) 전 국가안보실장./사진=미디어펜


29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이희동 부장검사)는 이날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서 전 실장 조사 과정에서 사안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우려 등이 확인돼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전 실장은 지난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가 살해된 이튿날 열린 관계장관회의에서 이 씨의 ‘자진 월북’을 속단하고 이와 배치되는 기밀 첩보를 삭제하도록 관계부처에 지시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를 받는다.

검찰은 국가안보실 지시로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군사정보통합처리체계(MIMS·밈스) 내 감청 정보 등 기밀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기관 내부 첩보 보고서 등 삭제를 지시한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지난 24~25일 이틀 연속 서 전 실장을 상대로 해당 의혹을 비롯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보고된 내용이나 그가 지시한 내용 등에 대해 추궁했다.

서 전 실장은 혐의를 부인하며 당시 상황을 투명하게 밝혔고 근거 없이 이 씨를 월북으로 몰거나 자료 삭제를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문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확한 사실 확인이 우선으로, 국민께 사실 그대로 알려야 한다’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한편 검찰은 이번 구속영장에는 담지 않았으나 서 전 실장이 국정원장 재직 시절 ‘탈북어민 강제 북송 사건’에 개입한 의혹도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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