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안을 오는 30일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이 해임안을 거부할 경우 추가로 '탄핵 소추안'도 검토하겠다며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이에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보이콧'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당론으로 채택하기로 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늘 오후 의원총회를 거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내일(30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민주당은 대통령이 이 장관 해임안을 거부할 경우 탄핵 소추안을 낼 것이라며 정부·여당에 대한 고강도 압박에 나섰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해임건의안 마저도 거부할 시 지체 없이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것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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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월 29일 오후 국회에서 10.29 참사 국정조사 관련 중진의원 긴급회동 후 취재진에게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주 원내대표,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다수석을 가진 민주당이 끝까지 이 장관 책임론을 밀어붙인다면 국민의힘으로서는 마땅히 대응할 방안이 없다. 이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민주당이 이 장관 책임론을 계속해서 주장할 경우 '국조 보이콧'을 통해 맞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국조 보이콧' 가능성과 관련된 질문에 "아직까지 국조 보이콧에 대해 당론으로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민주당이 계속해서 이상민 장관 파면론을 들고 나온다면 우리로서도 국조를 할 이유가 없지 않나. 결과를 정해 놓은 국조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느냐"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한 재선 의원도 "민주당이 국정조사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이상민 장관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건데, 상식적으로 이게 말이 되는 건가"라며 "민주당은 국정조사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국조를 이용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시선을 돌려보겠다는 정략적 계산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알맹이 없는 국조에 동참할 이유가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9일 오후 3선 이상의 중진 의원들과 회의를 갖고 민주당의 이 장관 해임 요구와 예산안 심사 기조에 대한 대응책 논의했다. 주 원내대표는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이 (이상민 장관 해임 건의안을)만약 낸다면 그건 합의 파기다. 민주당이 먼저 파기한 것"이라며 "국조대상에 행안부도 들어가있다. 국조 하기 전에 (이 장관을)자르는 것은 합의에도 맞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계속해서 이 장관 책임론을 들고 나온다면 국정 조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함과 동시에 그 책임은 야당인 민주당에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전날(28일) 국민의힘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들도 성명을 통해 민주당이 이 장관 파면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국조위원 사퇴도 고려할 것이라고 경고 한 바있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해임 건의안을 낼 경우 국정조사에 참여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중진들 사이에서 모였는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의견이 좀 갈렸다"면서도 "그렇지만 민주당이 어떤 결정을 안 했는데 전제로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라고 답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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