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주요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 만료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들의 향후 거취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 중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 김인태 NH농협생명 사장, 김기환 KB손해보험 사장은 다음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 (왼쪽부터)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 김기환 KB손해보험 사장, 김인태 NH농협생명 사장./사진=각사 제공


2019년 3월 신한생명 대표이사로 취임한 성대규 사장은 2020년 말 연임에 성공한 후 지난해 7월부터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합병된 신한라이프 초대 사장으로서 활약했다. 그는 양사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연임 가능성과 지주 부회장직으로의 영전 가능성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부회장직 신설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임금피크제도와 성과급 산정기준, 직급체계를 두고 신한생명 노조를 중심으로 사측과 대립이 불거지면서 잡음이 발생했지만 성 사장은 지난 9월 통합 인사제도를 매듭짓고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또 성 사장은 해외사업 진출과 헬스케어 서비스 확대 등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지난 1월 현지법인 베트남 유한회사의 영업을 시작했으며, 2월에는 생보업계 최초로 헬스케어 자회사 신한큐브온을 출범시켰다.

신한라이프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6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줄었지만 증시부진 등으로 생보산업 자체가 직격탄을 맞은 것과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기환 KB손해보험 사장은 올해 호실적을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1월 KB손보 사장자리에 오른 그는 높은 실적 성장세로 KB금융 내에서 두각을 보였다.

KB손보는 KB금융지주 내 비은행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순이익을 기록하며 핵심 계열사로 자리잡았다. KB손보가 거둬들인 순익은 그룹 내 주력 계열사인 KB국민은행(2조5506억원)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많다.

KB손보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52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4% 급증했다. 일회성 이익인 부동산 매각익 1570억원이 반영됐지만 이를 제외해도 약 21.3% 증가했다.

KB손보는 그동안 △2017년 3360억원 △2018년 2620억원 △2019년 2340억원 △2020년 1640억원 등 실적 하향 곡선을 그려왔으나 김 사장 부임 후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김인태 NH농협생명 사장도 취임 2년이 지나 다음달 31일 임기가 만료된다.

그는 취임 후 상품 포트폴리오를 저축성보험에서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재편하고 비용절감을 꾀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NH농협생명의 보장성보험 매출 비중을 상반기 6년 기준으로 보면 2017년 48%, 2018년 55%, 2019년 68%, 2020년 68%, 2021년 59%, 2022년 84%까지 확대됐다. 그 결과 NH농협생명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421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2% 급증했다.

다만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올들어 급락해 위기관리 능력에 아쉬움이 남는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NH농협생명의 RBC비율은 107.28%까지 내려앉았다. 이는 전 분기 대비 41.89%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전년 말 대비로는 115.38%포인트 급락했다. RBC비율은 보험업법상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다.

이에 업계에서는 김 사장의 연임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NH농협생명의 경우 대표이사 연임의 사례가 극히 드물다. 나동민 NH농협생명 초대 사장을 제외하고는 2년마다 임기를 채우고 물러나는 것이 관행처럼 이어져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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