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일본 축구가 카타르월드컵에서 기적같은 일을 해냈다. 독일에 이어 스페인마저 꺾고 '죽음의 조'에서 1위로 16강에 오르는 깜짝 이변을 연출했다.

일본은 2일 새벽(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E조 최종 3차전에서 스페인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1차전에서 독일을 역시 2-1 역전승으로 무너뜨렸던 일본은 2승1패(승점 6점)를 기록, E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2016 러시아월드컵에 이어 두 대회 연속 16강 진출인데, 이는 아시아 국가 최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6개국 가운데는 일본이 호주에 이은 두 번째 16강 진출국이 됐다.

   
▲ 일본의 다나카 아오(오른쪽)가 역전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FIFA 공식 SNS


스페인은 일본에 일격을 당했지만 1승1무1패, 승점 4점(골득실 +6)으로 조 2위가 돼 16강에 올랐다. 같은 시각 독일이 코스타리카에 4-2로 이기고 역시 승점 4점(골득실 +1)을 만들었으나 골득실에서 스페인에 뒤져 조 3위로 탈락하고 말았다. 스페인이 1차전에서 코스타리카에 7-0 대승을 거둬둔 것이 16강 티켓으로 돌아왔다.

일본은 16강전에서 F조 2위 크로아티아, 스페인은 F조 1위 모로코와 만나 8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일본이 '무적함대' 스페인을 무찌르는 과정은 앞선 1차전에서 '전차군단' 독일을 꺾을 때와 판박이였다. 전반 1실점하고 끌려가다 후반 이른 시간 2골을 넣어 뒤집고, 이후 밀집 수비로 리드를 지켜냈다.

스페인이 우세한 경기 속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11분 세자르 아스필리쿠에타가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알바로 모라타가 뛰어올라 머리로 내려찍어 일본의 골문을 열었다. 모라타의 이번 대회 3호 골이었다.

이후에도 스페인이 압도적인 볼 점유율로 몰아붙였으나 숱한 기회에도 일본의 사력을 다한 수비에 막혀 전반을 추가득점 없이 끝냈다.

전반 잔뜩 웅크리고 있던 일본은 후반 들며 선수교체를 통해 승부수를 띄웠다. 도안 리쓰, 미토마 카오루가 교체 투입됐고, 기막히게도 교체 멤버들이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후반 3분 강한 전방 압박으로 스페인 페널티 박스 외곽에서 볼을 따낸 일본은 교체 투입됐던 도안이 강력한 왼발 중거리슛을 때려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어 불과 3분 뒤 일본의 역전골이 터져나왔다. 도안이 우측면에서 찬 볼이 골문 앞을 지나쳐 왼쪽으로 흘렀다. 이 볼을 역시 교체로 들어갔던 미토마가 끝까지 쫓아가 골라인을 넘기 직전 문전으로 보냈다. 쇄도해 들어간 다나카 아오가 골문 안으로 밀어넣어 2-1 역전에 성공했다.

스페인 측은 미토마가 패스하기 전 볼이 이미 골라인을 넘었다며 항의했으나 비디오판독(VAR) 끝에 골로 인정됐다.

독일전과 마찬가지로 교체카드를 활용해 단번에 역전을 시켜놓은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감독은 이후에도 적절한 선수 교체를 해가며 지키는 전략을 구사했다.

다급해진 스페인은 안수 파티, 조르디 알바, 마르코 아센시오 등을 교체 투입하며 총력전을 폈다. 하지만 일본이 끈끈한 수비와 골키퍼 선방으로 남은 시간을 잘 버텨내 승리를 챙기며 조 1위 16강 진출의 감격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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