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이 카타르에서 기적을 연출했다. 유럽 강호 포르투갈을 꺾고 너무나 극적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3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 3차전에서 포르투갈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시작 5분만에 포르투갈에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김영권의 동점골, 후반 추가시간 황희찬의 역전골로 거짓말처럼 이겼다.

이 경기 승리로 한국은 1승1무1패, 승점 4점이 됐다. 같은 시각 우루과이가 가나를 2-0으로 꺾었다. 이로써 한국과 우루과이는 승점 동률을 이뤘고 골득실도 0으로 같았다. 하지만 다득점에서 한국이 4골로 2골의 우루과이를 제치고 조 2위를 차지, 16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 황희찬이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역전골을 터뜨린 후 손을 번쩍 치켜들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한국은 오는 6일 0시 16강전에서 G조 1위를 만나는데, 브라질이 유력하다.

한국에 일격을 당했지만 포르투갈은 승점 6점(2승1패)으로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한국은 조규성 원톱에 손흥민과 이재성이 좌우 날개에 배치됐다. 이강인, 황인범, 정우영이 중원을 책임졌고 포백은 김진수, 김영권, 권경원, 김문환으로 구성했다.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이강인이 처음 선발 출전했고, 부상 당한 김민재 대신 권경원이 투입됐다.

이미 16강을 확정한 포르투갈은 몇몇 주전들을 쉬게 하고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호날두는 선발 출전해 최전방을 맡았다.

정말 멋진 역전승이었다. 한국은 전반 이른 시간 포르투갈에 실점하고 끌려갔다. 전반 5분만에 포르투갈이 첫 공격 기회에서 우측으로 빠른 공격에 나섰고, 달롯이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리자 문전 쇄도한 오르타가 논스톱 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전반 16분 아쉽지만 짜릿한 장면을 보여줬다. 손흥민의 좌측 크로스를 조규성이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는데 포르투갈 골키퍼가 쳐냈다. 이 볼을 김진수가 골문 앞에서 차 넣었다. 하지만 김진수의 위치가 오프사이드여서 골은 취소됐다.

계속 몰아붙인 한국이 전반 26분 동점 추격을 했다. 이강인의 코너킥이 조규성의 머리를 넘어 문전으로 왔다. 수비에 가담했던 호날두가 볼을 피하지 못하고 등에 맞아 문전으로 향했고, 김영권이 그대로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 김영권이 동점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후 포르투갈의 예리한 공격과 슛을 수비들의 협업과 김승규 골키퍼의 선방으로 막아내며 전반을 1-1로 마쳤다.

후반 들어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자 한국은 후반 20분 이재성 대신 황희찬을 투입했다. 황희찬이 저돌적인 돌파로 포르투갈 진영을 헤집으며 한국에 기회가 많이 만들어졌다. 황인범, 손흥민의 강슛이 잇따랐는데 골키퍼에게 걸리고 수비에 막혔다.

시간이 흘러 후반 추가시간으로 넘어갔다. 태극전사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미 지칠대로 지친 상태에서도 뛰고 또 뛰었다. 그리고 기적을 연출했다.

추가시간이 1분여 흘렀을 때 한국이 역습 찬스를 잡았다. 상대 코너킥에서 흘러나온 볼을 한국 진영에서 잡은 손흥민이 무서운 속도로 70m정도를 단독 돌파해 들어갔다. 포르투갈 수비 서너명이 몰려들어 손흥민을 에워쌌다. 손흥민은 문전으로 빠져들어가는 황희찬을 보고 절묘한 타이밍에 전진패스를 찔러줬다. 황희찬이 그대로 논스톱 슛을 때려 한국의 16강행을 이끄는 역전 결승골을 작렬시켰다.

한국은 2-1로 경기를 끝냈고,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은 우루과이-가나전 결과를 기다렸다. 숨막히는 상황 끝에 우루과이의 2-0 승리로 마무리된 것을 확인한 한국 선수들은 환호하고 울면서 16강 진출을 자축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