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경제계에서 기업 자금 부실을 고려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금리가 높아져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국내 기업 중 절반 이상이 내년도 투자 계획을 못 세우고, 계획을 마련했어도 규모를 축소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5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3년 국내 투자계획’(100개사 응답)을 조사한 결과 국내 대기업의 절반 가량이 아직도 내년도 투자계획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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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계에서 기업 자금 부실을 고려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금리가 높아져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국내 기업 중 절반 이상이 내년도 투자 계획을 못 세우고, 계획을 마련했어도 규모를 축소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기준 금리 인상으로 투자 자금 확보 어려워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48.0%가 내년도 투자계획이 없거나(10.0%)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38.0%)고 했다. 투자계획을 수립한 기업은 52.0%에 그쳤다.
기업들은 내년도 투자규모를 늘리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로 금융시장 경색 및 자금조달 애로(28.6%)를 꼽았다. 그 밖에도 원‧달러 환율상승(18.6%), 내수시장 위축(17.6%) 등을 지목했다.
실제로 기업들은 이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중금리의 급격한 상승으로, 투자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년도 투자규모를 확대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미래비전 확보(52.4%), 업계 내 경쟁 심화(19.0%) 불황기 적극적인 투자로 경쟁력 강화 도모(14.3%) 등을 투자 확대의 주요 이유로 지적했다.
전경련은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이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감소, 고환율 지속에 따른 수입비용 증가에 직면할 경우 수익성 악화로 투자여력이 반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밖에도 기업들은 고물가(15.3%), 글로벌 긴축 및 금리상승 지속(15.3%), 과도한 민간부채 및 금융시장 부실화(9.7%) 등을 내년도 투자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했다.
투자 활성화 위해 금리 인상 속도 조절 필요
기업들이 바라는 국내 투자 활성화 과제는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24.6%)과 자금조달 시장 활성화(22.0%), 기업규제 완화(14.7%), 법인세 감세 및 세제지원 강화(13.7%) 등으로 조사됐다.
특히 금리 상승의 경우 기업에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전경련이 국내 주요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자금조달 사정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55%)이 현 자금조달 상황에 가장 부정적인 요인으로 ‘은행 대출금리 상승’을 지목했다.
실제로 기업의 대출금리는 꾸준히 상승해 지난 10월 기업 대출금리가 5.27%로 유럽 재정위기였던 2012년 9월(5.3%)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대출금리 상승폭도 0.61%p로 외환 위기였던 1998년 1월(상승폭 2.46%p) 이후 가장 가팔랐다.
이에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금리‧환율‧물가 등 3중고를 겪고 있는 우리 수출기업들의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대내외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금리인상에 신중을 기하는 동시에 일시적으로 자금경색에 놓인 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내년에 경기침체가 본격화될 경우 기업들은 수익성이 악화되고 투자자금 조달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는 한편 적극적인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사전에 강구하여 자금시장 경색을 미연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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