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비용 증가·법정최고금리 인하에 예대마진 축소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저축은행들이 올해 들어 부진한 실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금융권들이 수신금리 경쟁에 나서면서 이자비용이 급증한데다 법정최고금리 인하, 가계대출 총량규제 강화 등으로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수익성 저하가 두드러지는 추세다.

5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저축은행 등 자산규모 기준 상위 5개 저축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55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6%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 저축은행들이 올 들어 기준금리 인상으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이중 OK저축은행의 순익 감소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1994억원의 순익을 냈던 OK저축은행은 올해 3분기에는 41.6% 줄어든 1164억원의 순익을 거두는데 그쳤다.

이는 이자비용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OK저축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이자비용은 19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4% 급증했다. 반면 이자수익은 8004억원에서 9629억원으로 20.3% 증가하는데 그쳤다.

페퍼저축은행도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4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8%나 줄어들었다. 페퍼저축은행의 올 3분기 누적 이자비용은 10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2% 증가했다. 이자수익은 3899억원으로 25.5% 늘었다.

웰컴저축은행 3분기 누적 순이익은 7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7% 줄었다. 웰컴저축은행 역시 같은 기간 이자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62.5% 증가한 1006억원을 기록했으나 이자수익은 4501억원으로 17.2% 증가하는데 그쳤다.

SBI저축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5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 감소했다. SBI저축은행의 3분기 누적 이자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64.3% 증가한 2320억원을 기록했다. 이자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0% 증가한 1조58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6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했다.

이처럼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들의 실적이 하락한 것은 지난해 코로나19 특수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기저효과에 더해 올해 기준금리 인상으로 수신금리가 오르면서 부담해야 할 이자비용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기준금리는 2020년 사상 최저 수준인 0.50%까지 내려간 뒤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 전환해 현재 3.25%까지 올랐다.

여기에 지난해 7월 법정 최고금리가 기존 연 24%에서 연 20%로 인하되면서 예금금리를 인상하는 만큼 대출금리를 올리기 어려워지자 예대마진도 축소됐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충당금을 많이 쌓아야하는 고위험대출보다 부실 가능성이 적은 차주 위주로 대출을 실행하는 모습이다.

또 올해부터 저축은행들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총량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대출영업도 어려워졌다. 금융당국은 올해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기존 21.1%에서 회사별 10.8~14.8%로 내리라고 주문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수익보다 비용이 급증하면서 역마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4분기에 이어 내년 실적도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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