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인력 구조조정 한파가 휘몰아친 지난해 한해 동안 10대그룹 상장사가 지급한 퇴직금이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자산 상위 10대 그룹 소속 97개 상장사의 지난해 판매관리비와 현금흐름표상 퇴직급여액은 2조99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1조5751억원과 견줘 33.3% 증가한 금액이다.

같은 기간 판매관리비는 110조8914억원에서 114조6842억원으로 3.4%늘어났다. 퇴직급여액이 판매관리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로 1년새 0.4%포인트 높아졌다.

그룹별로는 한화그룹(7개사)의 퇴직급여액이 10대 그룹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한화그룹의 퇴직급여액은 2418억으로  1년 전보다 3배 가까이 늘었고 17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화생명의 퇴직급여액이 2013년(3∼12월 기준) 293억원에서 지난해 연간 2042억원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은 실적 부진으로 지난해 5년 만에 850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해 1인당 평균 1억원 안팎의 퇴직 위로금을 추가로 지급했다.

현대중공업그룹(3개사)의 퇴직급여도 2013년 274억원에서 지난해 546억원으로 100%에 육박하는 수치로 증가했다.

지난해 1조7500억원의 적자를 내 대량 임원 퇴진을 단행한 현대중공업의 퇴직급여 규모는 2013년 202억원에서 지난해 461억원으로 1년 새 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현대중공업은 관계자는 "지난해 퇴직급여가 늘어난 것은 2012년에 정년을 2년 연장한 임직원의 퇴직이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라며 "작년 대량 퇴직자들의 퇴직급여는 올해 1분기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재계 순위 1위인 삼성그룹(18개사)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금융 계열사의 인력 구조조정으로 인해 퇴직급여액이 8468억원에 달했다. 이는 2013년 5570억원보다 52% 증가한 규모다.

아울러 LG그룹(12개사)이 2409억원에서 3023억원으로 25.5% 증가했으며 현대차그룹(11개사)과 포스코그룹(7개사)도 각각 2583억원과 434억원으로 각각 3.1%, 2.3% 늘어났다.

그러나 SK와 롯데, GS, 한진 등 4개 그룹의 퇴직급여 규모는 오히려 줄었다.

SK그룹은 0.7% 줄어든 1457억원이었고, 롯데그룹(8개사)은 6.8% 감소한 1277억원으로 집계됐다. GS그룹(8개사)과 한진그룹(6개사)은 각각 414억원과 364억원으로 각각 8.4%, 4.4%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