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모로코가 승부차기 끝에 '무적함대' 스페인을 침몰시키며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8강에 올랐다.

모로코는 7일 새벽(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전에서 연장전까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0으로 이겼다.

이로써 모로코는 1970 멕시코 대회에서 월드컵 본선 무대에 데뷔한 이래 처음으로 8강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이전까지 모로코의 최고 성적은 1986년 멕시코 대회의 16강이었다.

   
▲ 스페인을 물리치고 8강 진출에 성공한 모로코 선수들이 한데 엉켜 환호하고 있다. /사진=FIFA 공식 SNS


또한 모로코는 아프리카에서는 유일하게, 유럽과 남미를 제외한 대륙에서도 유일하게 8강에 오른 팀이 됐다. 이번 대회 8강이 모두 가려졌는데 유럽 5팀(잉글랜드 프랑스 네덜란드 포르투갈 크로아티아), 남미 2팀(브라질 아르헨티나), 그리고 아프리카의 모로코다. 아시아권 팀들은 모두 탈락했다.

모로코의 8강전 상대는 포르투갈로 정해졌다. 이어 열린 경기서 포르투갈은 스위스를 6-1로 대파하고 8강에 올랐다. 모로코-포르투갈의 8강전은 오는 11일 0시에 펼쳐진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우승 이후 12년 만에 우승까지 노렸던 스페인은 복병 모로코에 막혀 16강에서 짐을 싸고 말았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 이어 두 대회 연속 16강에서 탈락했다. 당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개최국 러시아에 밀렸다.

스페인은 모로코의 수비 위주 전략에 막혀 전반 단 하나의 유효슈팅도 없었다. 전반 25분 마르코 아센시오가 찬 슛이 옆그물을 때린 것이 유일한 슛일 정도로 모로코의 수비가 끈끈했다.

모로코는 일관된 작전으로 스페인 공격의 예봉을 피했고, 스페인은 후반 알바로 모라타 등 공격수들을 잇따라 교체 투입했으나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다니 올모의 날카로운 프리킥 슛은 모로코 골키퍼 야신 부누에게 걸렸다.

연장전에서 두 팀은 한 차례씩 결정적 기회를 가졌지만 끝내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연장 전반 종료 직전 모로코의 왈리드 샷디라가 문전에서 날린 슛이 스페인 골키퍼 우나이 시몬의 선방에 막혔다. 스페인은 연장 후반 종료 직전 파블로 사라비아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가 땅을 쳤다.

두 팀은 승부차기로 8강행 운명을 결정지어야 했고, 모로코 골키퍼 부누가 승리의 영웅이 됐다. 스페인 1번 키커 사라비아의 슛이 골대를 맞아 불길한 기운에 휩싸였다. 이어 2번 키커 카를레스 솔레르, 3번 키커 세르히오 부스케츠의 슛을 부누 골키퍼가 연이어 선방했다.

스페인 1~3번 키커가 모두 실패한 반면 모로코는 1~4번 키커 가운데 3번째 키커만 빼고 슛을 성공시켜 3-0으로 승부차기 승리와 8강행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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