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4대 성장엔진 사업 재편...'제당' 떼나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식품기업들이 미래 사업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위해 사명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현재 사명에서 ‘제당’을 빼고, 글로벌종합식품기업으로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는 새 이름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서울 남산에 위치한 CJ 본사 전경/사진=CJ 제공


제일제당은 70여 년 전인 1953년 회사 설립 당시 지어진 사명이다. 제당이란 단어에 설탕제조란 뜻이 있어 그룹의 모태를 상징하기도 하지만, 현재 CJ제일제당이 추구하는 바이오 등 주력분야와는 다소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나왔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매출은 CJ대한통운을 제외하고 15조7443억 원이다. 이 가운데 절반은 국내외 가공식품이고, 이어 핵산·아미노산 등 바이오 매출 비중이 39.3%다. 식품 소재인 제당 매출은 그 나머지인 11.5% 안에 속한다. 

CJ 내부에서 주력사업에 따라 회사명 변경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됐다. 

2021년 12월 CJ제일제당의 레드바이오 사업 부문을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천랩과 합쳐 전문 자회사로 출범시키면서 새 회사명은 제일제당을 붙이지 않은 ‘CJ바이오사이언스’로 바꿨다. 앞서 이재현 CJ 회장은 △컬처(Culture)△플랫폼(Platform)△웰니스(Wellness)△서스테이너빌러티(Sustainability) 4대 성장엔진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다고 발표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한참전에 실무차원에서 논의됐다가 중단됐다"고 말했다. 

   
▲ 서울 강남 남양유업 본사 외관 전경/사진=이서우 기자


남양유업도 유제품 중심에서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사명 변경을 시도한 사례다. 

남양유업은 자회사 남양에프앤비(남양F&B) 회사명을 2019년 말 ‘건강한사람들’로 바꿨다. ‘건강한사람들’로 이름을 변경하면서, 기존 페트(PET) 음료 등을 주로 생산· 운영하던 체계에서 벗어나 신선이유식, 치즈, 가정간편식(HMR) 등 다양한 제품군 생산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유제품 전문기업에서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설비도 증설했다. 남양유업은 건강한사람들 신규 공장에 870억 원을 투자했다. 

한편 식품업계에서 남양유업 회사명이 바뀔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홍원식 회장이 경영권 매각을 시도하면서, 새 주인이 회사 이미지 제고를 위해 사명변경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아직 매각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라, 사명 변경은 추후에 인수자가 정해져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 간 주식양도소송 항소심 재판이 열렸다. 다음 변론 기일은 내년 1월 12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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