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 이후 나타날 퇴직연금시장의 5가지 트렌드‘에 대해 분석한 ‘은퇴리포트 19호‘를 발간했다고 27일 밝혔다. 지난해 8월 정부가 발표한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과 고령화·저금리·저성장이라는 사회경제적 환경을 감안해 2024년까지 향후 10년의 퇴직연금시장 규모와 새로운 트렌드 및 향후과제를 제시했다.
◇퇴직연금, 2024년까지 4배로 급성장
퇴직연금 적립금은 2014년 말 현재 107조원에서 2024년 430조원으로 10년 만에 4배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4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GDP 대비 7%에 불과했으나 2024년에는 22%로 높아질 전망이다. 적립금 규모는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 중 퇴직연금 도입의무의 이행 정도와 개인형퇴직연금제도(개인형IRP) 유지율에 큰 영향을 받는다. 퇴직연금 가입률과 개인형IRP 유지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2024년 적립금은 약 70조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기업의 약진
퇴직연금 의무화의 영향으로 중소기업 퇴직연금 적립금이 2014년 51조에서 2024년 199조원으로 290%(148조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2014년 근로자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퇴직연금 도입률은 16%에 불과하지만 2024년에는 59%로 높아질 전망이다. 300인 이상 대기업 퇴직연금도 2014년 49조원에서 2024년 141조원으로 188%(92조원) 성장이 예상된다. DB형 사외적립 비율이 2020년 이후 100%까지 상향되고 DC형 퇴직연금 운영기간도 길어지며 대기업 역시 빠른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퇴직연금 중심축이 DC형으로 이동
DC형(IRP 포함) 적립금이 2014년 31조원에서 2024년 275조원으로 9배 가까이 급증하는 반면 DB형은 76조원에서 155조원으로 100%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본격적으로 퇴직연금을 도입할 중소기업은 DB형보다 DC형을 선호한다. DB형을 운영 중인 일부 기업들도 DB형 운영기준 강화로 인해 DC형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19년에는 DC형 규모가 DB형을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투자상품의 비중 증가
퇴직연금 수익률을 개선하려는 기업과 근로자가 늘면서 투자상품 비중이 2014년 6%에서 2024년 30%로 확대될 전망이다. DB형은 2014년 적립금 중 투자상품의 비중이 1%(1조원)에서 2024년 12%(19조원)로 증가하고 DC형과 IRP는 16%(5조원)에서 41%(114조원)로 늘어난다는 추정이다. DB형은 사외적립에 따른 재정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투자상품 비중을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DC형, IRP의 위험자산 투자한도(40%→70%) 확대, 운용규제 완화, 대표 포트폴리오 도입으로 투자가 활성화된다는 예상이다.
◇적립과 인출의 토털시장 형성
개인형IRP는 2014년 8조원에서 2024년 90조원으로 증가해 전체 적립금 가운데 21%를 차지할 전망이다. 퇴직연금 일시금이 유입되고 근로자의 IRP 추가납입금 세액공제 한도가 700만원까지 확대되면서 IRP 적립금의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 또한 연금수령이 가능한 55세에 도달하는 상용근로자가 향후 10년간 210만 명에 달하여 적립과 인출을 포함한 토털솔루션(Total Solution)에 대한 요구도 높아질 전망이다.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으로 인해 노후준비에서 퇴직연금이 더욱 중요해지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정부, 기업, 퇴직연금사업자 등은 새로운 퇴직연금 시대에 적합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근로자들도 퇴직연금을 스스로 관리하는 게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인식하고 그에 맞는 역량을 갖춰어야 한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 김경록 소장은 “퇴직연금이 빠진 노후준비를 생각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며 “퇴직연금의 양적 성장만이 아니라 질적 혁신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