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유동성 위축에 건전성 악화 위기에 몰린 저축은행들이 잇따라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중은행과의 수신금리 경쟁으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된데다 BIS 자기자본비율 등 건전성 지표까지 하락하고 있어 선제적인 자금 확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BIS비율은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리스크를 자기자금으로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다. 금리 인상 및 경기 침체 영향으로 차주 신용 리스크가 커지면서 저축은행의 위험가중자산도 증가하고 있어 건전성 악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
|
|
▲ 유동성 위축에 건전성 악화 위기에 몰린 저축은행들이 잇따라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13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웰컴저축은행은 보통주 147만589주를 주주 배정 방식으로 발행하며 신주 발행가액은 1주당 6만8000원이다. 출자금 전액은 웰컴저축은행의 지분 100%를 보유한 웰컴크레디라인이 부담한다.
웰컴저축은행의 BIS비율은 올해 3분기 기준 12.59%로 전년 동기(12.27%) 대비 0.32%포인트 올랐다. 다만 2019년 말 14.8%, 2020년 말 13.6%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2%포인트 가량 낮아진 수치다. 같은 기간 위험가중자산은 2조499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8438억원) 대비 35.6% 증가했다.
MS상호저축은행은 지난달 모회사 SK증권으로부터 유상증자를 받았다. 목적은 BIS비율 제고 등 재무구조 개선으로 지분율(93.57%)을 감안하면 SK증권의 출자금액은 총 180억원이다.
올해 3분기 말 MS상호저축은행의 BIS비율은 9.5%로 전년 동기(10.9%)보다 1.4%포인트 하락하며 10% 밑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위험가중자산은 4623억원으로 전년 동기(3685억원)보다 25.5% 증가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도 지난달 23일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지분 100%를 보유한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출자금 전액을 부담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올해 3분기 말 BIS비율은 9.77%로 전년 동기(11.35%)보다 1.58%나 낮아졌다. 최근 대출자산이 급증하면서 위험가중자산도 늘었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은 7조6343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3207억원)보다 무려 43.5% 급증했다.
OK저축은행도 지난 9월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2016년 650억원 규모로 단행한 이후 6년 만이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시장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OK저축은행의 BIS비율은 지난해 말 10.76%에서 올해 3분기 말 10.81%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1.47%)보다 0.66%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 위험가중자산은 11조9411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4261억원)보다 26.7% 증가했다.
이외에 저축은행들도 BIS비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BIS 비율은 평균 15.3%로, 2017년 말(15.0%)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으로 하여금 8% 이상의 BIS비율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저축은행들 가운데 BIS비율이 이 같은 권고치를 간신히 넘거나 10%대 턱걸이에 그치는 곳이 15군데에 달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 10월부터 저축은행의 건전성 관리 감독을 강화했다. 저축은행에 다중채무자의 대출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도록 감독 규정 개정을 추진했으며 BIS비율 하락에 대비해 자본을 쌓을 것을 강조하고 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