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불경기에 노사 힘 모아야" 4년 만에 무분규 협상 타결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불경기가 길어지자 유통업계가 인원감축, 업무 효율 끌어올리기 등 제각각의 방법으로 대비에 나섰다. 

13일 유통식품 관련 대부분의 기업들은 오는 2023년에도 안정적 기조의 경영방침을 유지할 계획이다. 

   
▲ 지난 12월12일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가운데)과 주재현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오른쪽), 이종성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 위원장이 서울 등촌동 홈플러스 본사에서 ‘2022년 임금협약’ 조인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홈플러스 제공


최근 홈플러스 노사는 2018년 이후 4년 만에 무분규 임금 협상을 타결했다. 장기 경기 침체로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내수 부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코로나19와 물가상승, 오프라인 유통업의 불황 등 대내외적 어려움 속에서 노사가 함께 위기를 헤쳐나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홈플러스는 밝혔다.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은 다시 영업 정상화 의지를 밝히긴 했지만, 앞서 사업종료 발표 여파로 이미 전체 인력의 30%가 줄어든 상황이다. 

인원감축 뿐만 아니라 판매제품군도 수익성 중심으로 과감하게 정리한다. 원가비중이 높은 시유 등 이익이 나지 않는 품목은 중단한다. 신동환 푸르밀 대표는 지난 9일 “이익이 나는 품목의 선별적 운영 및 적극적 OEM 유치를 통해 현 구조하에 이익이 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정비 인건비에 대한 부담은 실적이 좋은 기업들에게도 마찬가지다. 

하이트진로는 증권가 시장 추정치(컨센서스)에 따르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할 것이란 전망이지만, 이와 별개로 지난달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15년 차 이상 근속자에게 통상임금 34개월분, 20년 차 이상 근로자에게는 최대 40개월분의 임금을 위로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의 경우 현재 CJ ENM에 한해 시행 중인 주 4.5일제를 다른 계열사로 확대할 계획은 당분간 없다. CJ ENM 엔터테인먼트 부문은 올해 1월 1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는 사무공간 밖에서 자율적 외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주당 근로시간 36시간만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셈이다. 

CJ 관계자는 "ENM의 경우 창의적인 활동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4.5일 근무제를 도입했는데 다른 계열사에 적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유일하게 새 근무형태로 직원 업무 효율 끌어올리기를 시도했다. 

우아한형제들 직원들은 당장 2023년 1월1일부터 근무장소와 근무시간 모두 각자 선택해서 일할 수 있다. 사무실 출근, 재택 외에 근무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장소라면 해외도 무관하다. 시차가 있을 경우 한국시간 기준 본인 근무시간만 준수하면 된다. 

재계 관계자는 "불경기에는 기업이 보수적이고 방어적인 경영방침을 세울 수 밖에 없다. 출퇴근이 자유로운 유연 근무 시도 등은 하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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