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수출 증가세는 지속…일부 산업군 대응책 마련 필요
IT·반도체 '기대' 건설·철강 '글쎄'…산업별 명암 엇갈려
[미디어펜=김세헌기자]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올 하반기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시장 변화 예측을 위해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한국경제의 환경은 대외적인 영향에 압력을 받고 있다. 미 금리인상 시기, 일본중앙은행(BOJ)를 필두로 미국 외 글로벌 국가의 통화완화정책, 원자재 수출국의 통화 약세 등이 국제금융시장을 요동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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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현대자동차 선적부두에서 수출 차량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
미 금리인상 시기가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연내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 금리인상은 한국의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달러강세, 엔화약세가 이어지면서 환율 변동성이 확대돼 수출기업들의 환리스크 위험 노출도는 커진다. 기업들의 여신부담도 더욱 커질 것이다.
수출입은행의 설문조사 결과, 국내 수출기업 중 32.2%가 원·엔 환율 변동에 영향을 받고 있어 최근 지속되는 엔화약세가 수출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의 수출활동에 영향이 큰 환율은 원·달러(94.5%) , 원·엔(32.2%), 원·유로(29.4%), 원·위안(8.6%) 순이다.
우리나라의 엔화결제 비중은 3%로 유로화 결제 비중 5.3%보다 낮다. 일본 수출 비중도 5.6%로 유럽 수출 비중 9%보다 낮다. 하지만 일본과 수출경합도가 높은 이유로 원·엔 환율 영향이 원·유로 환율이나 원·위안보다 클 수 밖에 없다.
이로 인해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시장, 수출산업별로 각기 다른 파급효과를 미칠 전망이어서 우리 산업계에 직격탄을 맞게 된다.
2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22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한 공식석상에서 “올해 안 어느 시점부터 오르기 시작할 것”이란 발언으로 파장을 일으키면서, 금리인상 현실화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옐런 의장은 당시 “올해 안 어느 시점에는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를 높이기 위한 초기 조치에 나서고 통화정책의 정상화 절차를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2월부터 0∼0.25%로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초저금리 정책은 금융위기 대응을 위한 일종의 비상 대책이었던 만큼,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통화정책의 정상화’에 탄력이 붙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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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준금리 최초인상 시기별 가능성 설문조사 결과 / 자료=뉴욕 연방준비은행(2015년 1월) |
우리 산업계의 경우 이미 오래전부터 미국 금리인상을 예측해왔다. 현재로선 그 시기와 증가폭을 고려할 때 충분히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는 시각이 보편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주요 경제단체와 국책기관에 따르면, 향후 미국의 목표 기준금리는 0.5~0.75% 안팎으로, 금리인상 시기는 9월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금리인상 이후 미국 경제는 단기적인 소비위축과 주가하락이 예상된다. 대출 금리에 민감한 주택시장의 경우 일시적 둔화가 불가피할 것을 보인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소비지출 증가와 실업률 감소에 힘입어 미국은 올해에도 견고한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금리인상으로 달러가치가 상승하면 원자재 가격이 하락돼, 자원 수출국의 자본유출과 경상수지 악화가 예상된다. 일본, EU의 확장 통화정책이 가세해 달러강세를 부추겨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우려가 있지만,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수출국의 경우 환율효과로 경상수지 개선이 기대된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 금리인상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최근 경상수지 흑자와 외환보유고 축적으로 그 파급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일반적이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가전·반도체 산업은 금리인상의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신제품 출시와 소비심리 개선으로 수요가 증가해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 시장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요 제조사의 신제품 가격 경쟁이 그 어느때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금리인상이 차량구입을 위한 대출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지만 대부업체 간 경쟁과 노후차량 교체수요, 신차구입 증가로 인해 당간 수출 증가에는 미미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산업의 경우 금리인상에 유가하락이 맞물리면서 투자위축으로 대규모 송유관 등 철강제품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점쳐진다. 일반기계 수출 전망은 밝지만, 원자재 가격 하락의 여파로 에너지 분야 기계 수출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적잖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산업으로는 건설분야가 꼽히고 있다. 오피스, 인프라, 숙박시설 수요증가로 호황이 예상되지만, 금리인상에 따른 프로젝트 파이낸싱 비용 증가가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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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4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 자료출처= CIRP |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일부 산업군의 경우 우리 기업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어 부정적인 예측도 간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금리인상으로 인한 미국 경기회복과 달러강세에 따른 수입수요 증가에 힘입어 대미 수출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산업계에서는 수출산업별로 서로 다른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각 분야별로 적합한 대응전략이 필요하다”며 “각 기업별로 수출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해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