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정부 출범 이후 합리적인 에너지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지난 정권에서 무리하게 추진된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원전 정책을 정상화 했다. 이제 원전 생태계 복원에 더욱더 박차를 가하겠다." (12월 14일 신한울 1호기 준공 기념식 축사 발언)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인기영합적 포퓰리즘 정책은 재정을 파탄시켜 건강보험제도의 근간을 해치고 결국 국민에게 커다란 희생을 강요하게 돼 있다. 건강보험제도의 개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12월 13일 제55회 국무회의 발언)
문재인 정권의 대표 정책인 '문재인케어'와 '탈원전'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뒤집기가 본격 시작됐다.
윤 대통령은 최근 이틀간 잇달아 이를 직접 겨냥해 비판하고 나서면서 관련 분야의 대개혁을 예고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이 이전 정권 정책 뒤집기에 나선 핵심 명분은 포퓰리즘 극복과 에너지 효율화 등 비정상의 정상화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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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12월 13일 윤석열정부 120대 국정과제 현황판이 설치된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
우선 '문재인케어'는 미용 및 성형을 제외한 거의 모든 항목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건강보험 보장 강화 정책'이다. 3800여개 비급여 진료 항목을 전부 없애는 것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취임 석달만에 발표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13일 국무회의에서 문재인케어에 대해 "지난 5년간 보장성 강화에 20조원을 넘게 쏟아부었지만 정부가 의료 남용과 건강보험 무임승차를 방치하면서 대다수 국민에게 그 부담이 전가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건보 급여와 자격기준을 강화하고 건보 낭비와 누수를 방지해야 한다"며 "이렇게 절감한 재원으로 의료사각지대에서 고통받는 분들을 두텁게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탈원전의 경우 14일 준공식을 가진 신한울 1호기가 국산화를 통해 기술 자립을 이뤄낸 '한국형 원전(APR1400)'으로, 산업계에 미칠 경제적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국내 발전량의 1.8%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 한국형 원전(APR1400)은 해외 수출 주력 노형이기도 하다. 향후 체코와 폴란드에 수출하려는 원자로다. 신규 원전 건설국들의 이목이 쏠리는 대목이다.
올겨울 전력 수급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이번 신한울 1호기 가동 만으로 전력 공급 능력이 지난 해보다 5.5GW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만큼 전력 가격 상승 여지가 줄어드는 셈이다.
다만 윤 대통령의 이러한 이전 정권 정책 뒤집기에도 불구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아 있다.
바로 불필요한 의료남용을 겨냥해 문재인케어를 폐기하기로 한 이상, 의료소비자인 온 국민의 '선택의 폭'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다.
광범위한 비급여의 급여화 정책이 부작용을 낳은 것은 사실이지만, 의료 접근성을 향상시켰다는 순기능도 있다.
지출 효율화만을 꾀하느라 꼭 필요한 필수 의료 분야에 대한 재정 투입은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이와 관련해 의학적 필요가 불명확한데도 의료 현장에서 MRI와 초음파 검사 등이 과잉 이용되고 있다고 보았다. 남용이 의심되는 항목의 급여기준을 명확히 하기로 했는데, 여기서 선의의 피해자가 양산되면 안된다. 정부의 정밀하고도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선택과 집중'. 정부 정책의 대전환 취지는 좋지만 필수 분야의 의료 접근성을 저하시키는 누를 범할 경우, 또다른 반발에 부딪힐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