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경기침체 영향으로 리볼빙(일정결제금액이월약정)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리볼빙 평균금리가 법정최고금리 상한선인 2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리볼빙 평균금리가 법정최고금리 상한선인 2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연합뉴스


1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지난 10월 기준 리볼빙 평균 수수료율은 14.35~18.46%로 전월 대비 0.16~0.27%포인트 올랐다.

카드사별로는 우리카드(18.46%)가 가장 높았고, 롯데카드(17.85%)가 그 뒤를 이었다. 이어 KB국민카드(17.70%), 현대카드(17.12%), 신한카드(16.79%), 삼성카드(15.35%), 하나카드(14.35%)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리볼빙은 카드사용액의 일부만 납부하고 나머지 금액은 차후에 갚을 수 있게 해 카드대금 연체를 막을 수 있는 서비스다. 10~100% 내에서 10% 단위로 결제비율을 설정해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결제비율을 10%로 설정 시 카드대금이 100만원일 경우 10만원만 결제되고 나머지 90만원은 다음달로 이월된다. 여기에 이자가 합쳐져 결제금액으로 청구된다. 이때 다시 리볼빙을 실행하는 경우 이 결제금액에 이자가 또 붙게 된다.

리볼빙 금리 상승세는 지난 8월 금융당국에서 리볼빙 서비스의 설명의무 강화, 매월 수수료율 공시 등을 골자로 하는 ‘결제성 리볼빙 서비스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국에서 이 같은 개선안을 내놓은 것은 리볼빙 이월잔액이 급증하면서 취약차주의 연체 위험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7개 카드사의 10월 기준 결제성리볼빙 이월잔액은 7조756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해 9월(5조8570억원) 대비 20.8% 증가한 규모로, 7개월 연속 증가세다. 경기둔화에 차주들의 상환능력이 전반적으로 저하된 가운데 이자부담이 가중되자 이월잔액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개선안 발표 후 실제 리볼빙 평균 수수료율은 상단 기준 △7월 18.36% △8월 18.35% △9월 18.19%로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속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의 금리도 크게 오르면서 자금조달비용이 급증하자 리볼빙 금리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5.782%로 전년 말(2.372%) 대비 2.4배 이상 올랐다. 여전채 금리는 지난 10월 21일 사상 최초로 6%를 돌파한 이래 5% 후반대의 고금리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말 카드사들의 이자 비용은 2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약 7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최대 1조원의 이자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야 하는 것으로 전망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리볼빙에 제공하던 조정금리 등 할인폭을 낮추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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