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지난달 대우조선해양 인수 관련 실사 작업을 마무리한 한화그룹이 16일 본계약을 체결한다. 한화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조선 산업에 진출하는 것을 넘어 그룹 주력인 방산 분야에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과 산업은행은 이날 대우조선해양 인수·매각을 위한 본계약(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계약 체결 후 기업결합, 방산승인 등 거래 관련 국내외 인허가 절차가 마무리되면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의 경영권 지분(49.3%)을 확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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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조선해양 조선소.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
매각 가격은 2조 원이다. 유상 증자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 원), 한화시스템(5000억 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 원),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1000억 원) 등 한화 계열사 6곳이 참여한다.
앞서 한화그룹과 산업은행은 한화 측이 대우조선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 지분을 인수한다는 내용의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한화그룹 외 추가로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이 나타나지 않자 한화 측은 10월부터 대우조선을 상대로 단독으로 상세실사 작업을 벌여왔다.
이번 인수 절차는 내년 3~4월 경 마무리 될 예정이다. 업계는 큰 이변이 없는 한 한화그룹은 14년 만에 대우조선해양의 새로운 주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한화는 지난 2008년 6조3000억 원을 들여 대우조선 인수를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노조의 반대로 실사를 하지 못했고, 인수 조건 조율 과정에서도 산은이 대금 분할 납부 요청을 거절하면서 인수가 무산됐었다.
14년 만에 대우조선해양을 품게 된 한화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을 갖추는 한편 생산에서 운송, 발전으로 이어지는 에너지 밸류체인을 구축해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한화그룹 측은 인수 추진을 앞두고 “이번 인수는 그룹의 사업적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뿐 아니라 국가 기간 산업에 대한 투자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사업보국 정신으로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한화디펜스와 합병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해양 방산의 강자인 대우조선 인수로 기존의 우주, 지상 방산에서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을 갖추고 유지보수(MRO)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다.
또 중동, 유럽, 아시아에서의 고객 네트워크를 공유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의 무기체계는 물론 대우조선의 주력 방산제품인 3000톤 급 잠수함 및 전투함의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대우조선에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 확보한 미래 방산 기술을 민간상선에 적용할 수도 있다.
전투체계(CMS)를 대한민국 해군 함정에 사실상 100% 공급하고 있는 한화시스템의 해양첨단시스템 기술이 대우조선의 함정 양산 능력과 결합되면 자율운항이 가능한 민간 상선 개발역량 확보도 가능하다.
한편, 한화는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재무구조 개선 등 대우조선의 경영 정상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특히 기술인력 확충과 포트폴리오 재편 등을 통한 체질 개선 방안을 중점적으로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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