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구창모(25)가 FA(자유계약선수)가 아닌데도 소속팀 NC 다이노스와 초대형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NC 구단은 17일 팀 토종 좌완 에이스 구창모와 최대 7년 장기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계약조건은 구창모의 FA 자격 취득 시기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다.

구창모가 2024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획득할 시에는 계약 기간이 2023년부터 2028년까지 6년이며 총액 125억원(연봉 90억원, 인센티브 35억원)을 받는다.

2024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획득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계약 기간이 2023년부터 2029년까지 6+1년으로 1년 늘어난다. 6년간 보장 연봉 88억원에 인센티브 및 7년차 계약 실행을 포함해 최대 132억원 규모가 된다. 구창모가 군 입대를 하면 해당 기간만큼 계약 기간을 연장하는 조항도 포함했다.

구창모는 FA 자격 획득에 필요한 8시즌 가운데 이제 5시즌만 채웠다. 그럼에도 NC가 일찌감치 장기계약을 한 것은 그만큼 구창모의 실력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또한 나성범의 경우처럼 막상 FA가 됐을 때 다른 팀으로 빼앗기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의도도 있다. 

구창모는 2023년 열리는 국제대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와 아시안게임에 대표로 출전해 좋은 성적을 내면 FA 자격 기간 단축 혜택을 받아 2024시즌 종료 후 FA가 될 가능성도 있다. 

구창모는 2015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3순위)로 NC에 지명돼 입단했다. 2016년 1군 데뷔해 통산 163경기 등판, 46승 34패 5홀드 평균자책점 3.74를 기록했다. 2020시즌에는 토종 에이스 역할을 해내며 NC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NC 구단은 "이번 계약은 NC 다이노스 최초의 비(非) FA 다년 계약으로 핵심 선발 자원에 대한 선제적인 확보, 선수에 대한 동기부여, 선발 투수진의 안정화 및 중장기적인 선수단 전력 구성 계획 실행을 목적으로 이뤄졌다"며 "특히 FA 자격 획득까지 2시즌 이상 남아 있는 선수의 장기계약은 KBO리그 첫 사례로, 장기간의 동행을 희망하는 구단과 선수의 생각이 일치하여 장기계약이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었디"고 구창모와 장기 계약 배경을 설명했다.

임선남 NC 단장은 "우리 팀의 프랜차이즈 선수이자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선발 투수인 구창모와 최대 7시즌까지 동행을 약속해 기쁘다. 구창모는 신인 때부터 한결 같이 야구에 대한 진지한 태도와 성실함을 보여왔다. 한때 어려운 시간을 겪기도 했지만 강한 정신력으로 이겨냈고, 건강하게 돌아온 올해는 토종 에이스다운 모습으로 선발진을 이끌었다"며 "이런 구창모가 타 구단이나 해외로 이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 최근 두 시즌 동안 선수단 구성에 여러 변화가 있었고, 선수단이 많이 젊어지는 중이다. 팀 선발진의 핵심 멤버일 뿐 아니라 선배 선수로서 앞으로 그라운드 안팎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NC와 장기 동행을 이어가게 된 구창모는 "다년 계약을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먼저 제안해준 구단에 감사드린다. (박)민우 형이 장기 FA 계약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NC의 프랜차이즈 선수로 거듭나고자 하는 꿈을 품게 됐다. 이번 계약으로 그 꿈에 더 다가간 것 같아 너무 기쁘다"는 소감과 함께 "좋은 계약을 한 만큼 책임감을 갖고 야구장 안팎에서 선후배들을 잘 챙겨서 팀에 더 큰 보탬이 되어 구단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