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연말 산타랠리를 기대하던 개인 투자자들의 꿈이 스러지고 있다. 산타랠리란 크리스마스 전후한 연말과 신년 초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일컫는데, 최근 증시의 흐름이 영 시원치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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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 산타랠리를 기대하던 개인 투자자들의 꿈이 스러지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2월 첫날부터 지난 19일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총 1조240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달 첫 거래일인 1일 2793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을 제외하면 12거래일 연속 순매수 기록을 이어 나가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조5000억원 이상을 팔아 치운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연말 대주주 양도세를 피하기 위해 물량을 쏟아내는 게 일반적이다. 올해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유예를 두고 정치권의 갈등이 이어지면서 정반대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 투자자들이 이달 집중 매수에 나선 종목은 SK하이닉스다. 개미들은 이 기간 3995억원어치의 SK하이닉스 주식을 사들였다. 이어 LG에너지솔루션(2344억원), 삼성전자(2263억원), 기아(2161억원), LG화학(1885억원), 현대차(1549억원) 순으로 순매수 금액이 컸다.
대부분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다. 안정적 수익을 노린 것으로 여겨지지만 수익률 현황은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은 실정이다. 이들 종목의 주가가 이달 들어 곤두박질 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이달 19일(종가 기준)까지 6.73% 내렸고, 삼성전자는 4.95% 빠졌다. 기아와 현대차는 각각 9.04%, 7.29%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17.61%)과 LG화학(-12.33%)은 두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연말 산타랠리의 가능성은 사라졌다고 보고 있다.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투심이 위축된 데다 미국, 중국 등 대외적 환경 역시 녹록지 않은 까닭이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모두가 기대하던 12월 산타랠리는 올해는 힘들 것”이라며 “현재 코스피 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소로 금리, 중국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슈 등 대외 지정학적 리스크,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 국내 정책 리스크 등이 관찰된다”고 분석했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도 “증시는 현재 매파적이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12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ECB(유럽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여파를 소화하고 있는 중”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전날인 지난 19일 발표된 미국 주택시장지수 역시 부진을 보이며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기대감이 꺾이면서 산타랠리에 대한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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