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경기 이천 집값 역주행의 배경으로는 SK하이닉스 등 산업단지 일자리가 다수 확충된 점이 꼽히고 있다. 여기에 SK하이닉스는 이천 공장에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양질의 일자리가 부양한 아파트값 상승 효과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천은 지난달 정부의 부동산 규제지역 해제 이전에도 장기간 비규제지역을 유지하며 풍선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전국 시·도 아파트 가격 상승률 1위는 경기 이천으로 이달 첫째 주까지 아파트 평균 매맷값이 6.41% 올랐다. '이천 롯데캐슬골드스카이', '이천 센트럴푸르지오' 등 대장아파트로 불리고 있는 단지의 실거래가도 지난해와 비교해 1억원 넘게 상승했다.

이천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맞을 수 있었던 주요 요인으로는 양질의 일자리가 확충된 점이 꼽히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월 경기 이천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인 M16 공장을 신축하며 3조5000억원을 투입했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천 M16공장에 약 20조원에 달하는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함께 이천 산업단지 내 입주한 기업들도 안정적으로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천시 기업통계 현황에 따르면 현재 SK하이닉스,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등 총 1198개 공장 업체가 들어서 있으며 이곳에 종사하는 근로자 수는 4만5440명이다. 이중 근로자 수가 100명 이상인 업체는 34곳이며 500명 이상의 직원을 보유한 대기업은 총 4곳이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026년까지 6만명 이상을 고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천시가 관리하고 있는 총 10곳의 산업단지는 △관리일반산업단지(면적 3만8500㎡, 사업비 약 135억8500만원) △대월산업단지(5만9987㎡, 148억원) △모가산업단지(5만9985㎡, 77억6000만원) △설성산업단지(4만7958㎡, 88억원) △덕평산업단지(4만3178㎡, 77억6000만원) △신둔산산업단지(3만9402㎡, 82억4000만원) △도드람산업단지(5만1959㎡, 106억원) △도암산업단지(5만9734㎡, 108억원) △신갈일반산업단지(9651㎡, 103억원) △장호원일반산업단지(5만9781㎡, 123억원) 등이다.

실제로 통계청 2022년 지역별 고용 조사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이천의 고용률은 68.4%로 경기 시·군 중 1위를 차지했다. 경기 시 지역 올해 상반기 평균 고용률이 60.7%, 군 지역 61.4%을 기록했다. 또 이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고용률은 2.6%포인트 증가했고 실업률은 1.9%포인트 감소했다. 

여기에 이천은 경기도 시·군 중 재정자립도 6위에 이름을 올리며 사회간접자본(SOC) 인프라를 보완해 나갈 지자체의 기반이 탄탄하다는 평가다.

경기도의 '시·군 재정자립도 현황(2020~2022년)'에 따르면 31개 전체 시·군의 3년간 재정자립도가 상승한 곳은 9곳에 불과했다. 지역별로 보면 하남시(2.1%), 오산시(1.8%), 안양시·성남시(1.4%), 포천시(1.1%), 이천시(0.8%), 부천시(0.5%), 평택시·의왕시(0.1%)가 순위에 올랐다.

이천시가 현재 진행 중인 택지개발사업은 '중리지구 택지개발'이다. 시는 중리동, 증일동 일원 부지 60만7439㎡을 대상으로 4468가구, 1만894명을 수용할 수 있는 주거지역을 조성할 계획을 밝혔다. 사업은 이천시가 10%,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90% 지분으로 시행된다. 시는 중리지구 택지개발사업과 함께 '성남-여주' 복선전철 및 '성남-장호원' 전용도로가 개통되면 수도권 동남부 중심도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천은 지난달 9일 정부가 제4차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조정안'을 의결해 수원, 안양, 안산단원, 구리, 군포, 의왕, 용인수지·기흥, 동탄2 등 경기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하기 전부터 비규제지역으로 남아있었다. 이에 그동안 풍선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천시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고용이 늘고 유동인구가 증가하면서 생활 인프라 확충이 뒤따를 것이지만 단기간 상승폭이 컸던 만큼 어느 정도의 조정기를 거치게 될 것"이라며 "다만 이천은 아직 인구 30만명이 채 되지 않은 도시이기 때문에 앞으로 인프라와 상권 확대도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