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 77.77% 역대급 득표율로 출범한 이재명 지도부가 휘청거리고 있다. 대안정당 표방에 상승세를 이어가던 정당 지지율은 4개월 만에 데드 크로스를 목전에 두고 있다. 당 내부에서조차 ‘백척간두’에 섰다는 평가가 흘러나온다.
22일 복수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답보 또는 하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조사*한 12월 3주차 각 정당 지지율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43.7%, 국민의힘 41.4%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의 조사**에서는 국민의힘 39.4%, 더불어민주당 38.2%를 나타냈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지난 4개월 동안 답보한 탓에 국민의힘 지지율이 빠른 속도로 반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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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월 22일 ‘국민 속으로 경청투어’ 민생현장 방문에서 안동 중앙신시장을 방문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
이에 민주당 내에서는 압도적 지지율로 탄생한 지도부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당시보다 정당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승세를 타던 지지율이 흔들리게 된 상황 속 변경사항은 당 지도부밖에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우상호 비대위 체제에서 국민의힘을 상대로 골든 크로스를 달성한 바 있다. 윤석열 정부의 실책을 집중 공략한 덕이다. 윤석열 정부의 실책은 외교, 인사, 경제, 안전 등 다양한 부문에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예전과 달리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도부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미흡한 전략으로 번복을 거듭하는 메시지와 사법 리스크로 촉발된 자중지란 등이 리더십에 공백을 야기했을 것으로 거론된다.
‘프레임’에 빠져 번복되는 정책 메시지 국민 신뢰 잃어
민주당 중진의원은 이날 당의 지지율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지도부가) 프레임에 허우적거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재명 지도부는 출범 직후부터 대안정당을 강조하기 위해 대여투쟁 수위를 끌어올렸다. 앞선 비대위 체제에서 정부여당의 실책을 지적하는 것이 유효한 성과를 거둬왔기 때문이다.
검증된 방안을 답습한 덕에 출범 초 민주당의 지지율은 여당을 상대로 오차 범위 밖에서 우세를 이어왔다. 문제는 ‘과유불급’으로 역효과를 초래했다는 점이다.
민주당 대여투쟁의 주된 공세는 ‘프레임’ 제기였다. 이재명 대표부터 ‘친일 국방’·‘반일’ 프레임을 앞세워 정부여당을 압박하기 일 수였다.
그러나 이런 공세는 단기간 효과를 나타냈지만, 장기적으로 부작용을 더 크게 나타내고 있다. 부정확한 정보로 사실관계와 다른 의혹을 거듭 제기해 ‘신뢰’ 상실이란 치명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는 김의겸 대변인으로부터 시작된 무차별적 ‘가짜 뉴스’가 화룡점정을 찍었다. 특히 민주당 지도부는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돼야 한다는 우려에도 불구, 김의겸 발 ‘청담동 술집 의혹’에 TF 구성을 언급하며 발을 더욱 깊숙이 넣은 바 있다.
그러나 뒤늦게 사실관계가 부정확한 것으로 밝혀지자 개인적 의견이라며 발 빼기 급급했다. 지도부조차 프레임 씌우기에 몰두해 횡설수설한 탓에 정당한 지적마저도 이젠 ‘정쟁’으로 인식돼 발목을 잡히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수정과 철회를 거듭하는 메시지가 단순 대여투쟁에 그치지 않고 정책과 연관된 것도 문제로 언급된다. 민주당은 그간 윤석열 정부의 흠결로 반 노동관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이번 화물연대 파업 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민주당은 화물연대 파업에 민생을 우선해야 한다며 정부가 제시했던 일몰제 3년 연장안과 파업에 대한 강경 대응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일시적) 연장만으로는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기한 만료마다 논쟁이 발생할 것이다’ 등의 주장을 앞세워 은연중 파업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정부의 강경 대응에 여론이 호응하자 민주당은 어물쩍 일몰제 3년 연장안을 일방적으로 타결 시켰다. 민주당 주장에 동조하던 지지자들을 한순간 ‘닭 쫓던 개’ 신세로 전락시켜 버린 것이다. 이런 반복되는 오락가락하는 메시지에 지지자들은 결집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에 자중지란…반등 계기도 없어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에 따른 ‘내홍’ 조짐도 중도층 확장에 발목을 잡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대표의 최측근들은 연이어 부정·부패 혐의로 구속수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더욱이 성남FC 비리 의혹으로 검찰이 이 대표를 연내 소환 통보한 것이 알려지자 사법 리스크에 불이 붙고 있다.
이 대표는 검찰 소환 통보에 “내가 그렇게 무섭나”라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지만, 당 내 반발의 목소리는 점차 커지고 있다.
비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를 향해 “대표직에서 물러나라”는 메시지를 공공연하게 전하고 있다. 또 “(사법 리스크를) 당이 아닌 개인이 해결하라”는 비난도 분출하고 있다. 민생경제 위기 상황 속 이 같은 자중지란은 지지자들에게도 반감을 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표는 여론을 회복하기 위해 민생투어에 집중하고 있다. 지지자를 결집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반복되는 민생 행보에도 정당 지지율은 반등의 기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민생 행보가 사법 리스크 해명으로 점철돼, 회를 거듭할수록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탓이다. 이에 당 내부에서조차 ‘방탄 투어’라는 비아냥이 나온다.
비명계 의원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선 하루빨리 사법 리스크와 선을 그어야 한다면서 “(이재명 대표가) 당 대표직을 내려놓고 개인 리스크부터 정리하고 돌아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당이 (개인의 사법 리스크에) 대응하는 모습은 방탄이라는 부정적 여론만 조성할 뿐”이라며 당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방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 미디어트리뷴이 의뢰하고 (주)리얼미터가 조사했다. 2022년 12월 12일부터 16일까지 5일간 조사를 실시했고,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2509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방법은 전화조사원 인터뷰로 유선전화면접 3%(유선전화번호 RDD 랜덤 생성한 번호 중 추출) 및 무선전화면접 97%(무선전화번호 RDD 랜덤 생성한 번호 중 추출)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여론조사결과 현황 게시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디지털타임스가 의뢰하고 (주)한국갤럽이 조사했다. 2022년 12월 19일부터 20일까지 2일간 조사를 실시했고,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방법은 전화조사원 인터뷰로 유선전화면접 10%(유선전화번호 RDD 랜덤 생성한 번호 중 추출) 및 무선전화면접 100%(가상번호 구축방법으로 각 통신사별 가입자 중 무작위 추출)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여론조사결과 현황 게시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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