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BNK금융그룹이 지난 22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최고경영자(CEO) 1차 후보군 6명을 선정했다. 당초 거론된 후보 18명 중 출사표를 던진 인사들을 대상으로 서류심사를 거쳐 내·외부 각각 3명을 후보로 받아들였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이 연이어 금융권 CEO 인사 지침 발언을 내놓은 가운데, BNK금융이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내부 인사를 차기 회장으로 맞이할 지 주목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은 전날 임추위에서 최고경영자 1차 후보군 6명을 선정했다. 지주 산하 내부 계열사에서는 안감찬 현(現) BNK부산은행장, 이두호 현 BNK캐피탈 대표, 김상윤 현 BNK벤처투자 대표가 각자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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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NK금융그룹이 지난 22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최고경영자(CEO) 1차 후보군 6명을 선정했다./사진=BNK금융그룹 제공 |
외부에서는 김창록 전 한국산업은행 총재,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 안효준 전 BNK투자증권 대표가 각자 지원서를 제출한 모습이다. 일각에서 하마평에 거론되지 않았던 기획재정부 국장 출신 등 금융 관료 인사도 지원서를 냈다는 풍문이 들리는 가운데, 임추위는 서류심사를 통과한 인사를 외부에 별도 공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임추위는 차기 회장 지원 가능자 명단에 내부 CEO 후보군 9명과 외부 자문기관에서 추천받은 외부인사 후보군 9명을 모두 넣어 한때 화제가 됐다. 내·외부에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나이제한'을 걸지 않고 후보들을 모두 명단에 넣은 것이다. 이 여파로 70세 이상의 관료 출신 인사들이 대거 지원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현재 거론되는 인사 중에서는 김 전 산은 총재가 이에 해당된다.
BNK금융의 새 수장 인선을 두고 산하 계열사 노조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신한·우리·농협금융 회장 선임 과정을 평가한 데 이어, BNK금융 차기 회장 인선에 대해서도 당국 차원의 지침을 피력했다.
이 원장은 지난 21일 "(BNK금융 회장 선출 방식이) 다소 폐쇄적으로 운영됐기 때문에 규정에 따라 지적했고, 그룹에서 이를 반영해 수정했던 사안"이라며 "전임 회장이 물러난 후에도 특정 학교 등 파벌을 중심으로 내부 갈등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런 부분을 고려해 외부 인사를 모시겠다고 자체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권희원 금융노조 부산은행지부 노조위원장은 "내부승계가 폐쇄적이라는 감독원의 지적에 현장검사 연장까지 이어져 울며 겨자먹기로 기준을 바꾸게 된 것을, 회장 퇴임 이후 조직 내부 갈등으로 인한 이사회의 고민으로 포장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학연 위주로 그룹이 심각한 내부 갈등을 겪는 것처럼 호도한다는 것은 내부갈등 프레임을 만들어 씌워 후보 전체를 거부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 원장이 임추위의 외부인사 영입 결정 배경을 설명한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원장은 당시 "외부 인사 영입은 지역에 한정된 게 아니라 비전 있는 분을 모시겠다는 의도로 안다"며 "지금 후보 중에 오래된 인사이거나, 정치적 편향성이 있거나, 과거 다른 금융기관에서 문제를 일으켜 논란이 됐던 인사가 포함돼 있다면 사외이사가 알아서 걸러주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또 "개별 지주사의 사정이 다 다르고, 감독당국은 개입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특정 학교나 특정 계열 간의 다툼이 있어 (조직을) 저해한다면, 적어도 그런 일을 방지할 수 있는 CEO가 됐으면 좋겠다는 소극적인 의미의 기준을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당국 지침에 따른 입장이라고 피력했지만, 금융권에서는 이를 민간 금융권 CEO 인선 개입으로 보고 있다. 권 위원장은 "외부 인사 영입 결정이 파벌 간의 갈등 때문이라고 했다가 다시 비전있는 인사를 찾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며 "부적합한 외부 후보를 거르는 것은 이사회의 당연한 책무인데 당국의 가이드라인을 공정으로 포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실체가 없는 내부 갈등과 계열사 간 다툼 프레임을 씌워 전현직을 불문하고 내부(출신) 후보들을 저격하면서 낙하산 인사 영입의 당위성을 만들어준 가장 노골적인 인사개입"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BNK금융은 향후 최고경영자 1차 후보군을 대상으로 프리젠테이션(PT) 및 면접 평가, 외부 평판조회 결과 등을 함께 반영해 2차 후보군으로 압축할 계획이다. 차기 임추위는 내년 1월 12일에 개최할 예정이다. 이후 1월 중 임추위를 추가 개최해 최종 후보자를 도출, 이사회에 추천한다는 방침이다.
BNK금융 임추위 위원장은 "임추위는 불확실한 금융환경 속에서 효과적으로 BNK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적임자 선정에 초점을 맞춰 1차 후보군을 선정했다"며 "향후에도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계획에 따라 최대한 공정하게 승계절차를 진행 하겠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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