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상진 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기술금융 지원을 통해 은행과 중소기업 역량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29일 은행, TCB(Tech Credit Bureau 기술신용평가기관), TDB(Tech Data Base 기술금융DB) 등이 참석한 ‘제6차 금요회’에서 “그동안 고려되지 않았던 기업의 기술력을 금융기관 심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해 우수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에 개선된 조건의 금융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 임종룡 금융위원장 / 사진=금융위원회

금융연구원은 4월 중순부터 한 달간 기술금융 실태조사결과 대형 중소기업이나 성숙단계 기업 등에 비해 자금이 필요한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신용대출 비중이 작고, 기존 여신거래기업에 대한 대환, 연장 등의 비중이 높아 ‘무늬만 기술금융’의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TECH평가(기술금융 평가)를 개편해 은행의 기술신용대출이 자금이 더욱 필요한 기술기업에 지원되도록 하고, 기술신용평가 품질 제고를 위한 유인체계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은행권 참석자들은 은행간 지나친 대출 규모 경쟁은 지양되야 하나 기술금융 확대를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0개월간 4만여건의 기술신용대출이 실시되었으나, 이는 은행 영업점당 평균 약 6개의 대출을 취급한 수준에 불과했다.

국내 은행의 중기대출 잔액 대비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약 5% 수준으로 기술신용대출의 혜택을 받은 기업이 아직 많지 않은 수준이다. 참가자들은 기술금융 정착을 위해서는 일선 영업점의 경험이 더욱 축적되어야 하고, 기술신용평가도 정확하고 신속하게 실시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TCB측 참석자는 인력 충원과 절차 효율화 등으로 평가기간을 단축할 계획을 밝히고 은행의 기술신용평가에 대한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기술력평가와 신용평가를 융합한 기술신용평가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초기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체계를 갖춰가고 있다”며 “표준평가와 약식평가에 대한 실시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TDB측 참석자는 기술금융의 인프라로 TDB가 그동안 금융기관 종사자에게 원스톱 기술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했으나 올해 안에 기존의 제품단위 기술정보 체계를 기업단위로 개편해 기술금융 활성화를 위한 금융기관의 기업 심사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향후 산업부, 미래부, 중기청 등 기술 유관 정부부처가 보유․생산한 기술정보를 집적하는 데 있어 금융위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했다.

연구원측 참석자는 국내 중소기업 금융에서 은행권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기술금융이 대출 위주로 실시되고 있으나 앞으로 기업의 기술력 평가에 기반한 모험자본 투자의 비중을 점차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리스크가 높은 창업기업에 대해서는 대출 방식보다는 엔젤투자자 및 벤처캐피탈을 통한 기술금융을 모색할 필요를 언급했다.

임 위원장은 “향후 기술신용대출을 은행의 중소기업 여신시스템 내 항구적으로 정착시키고, 기술기반 투자 활성화를 통해 기업단계별 자금지원 체계를 구축하는데 정부와 금융권이 확고한 의지를 갖고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기술금융 실태조사 결과와 금일 논의사항을 종합해 ‘기술금융 현황 및 개선방안’을 수립하고 6월 3일 제4차 금융개혁회의 의결을 거쳐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