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STX프랑스 인수 제안…노조, '경영위기' 강력 반발 예고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대우조선해양은 위기 극복을 위해 주력분야에 힘을 모으기로 결정했지만, 대주주 산업은행은 크루즈 전문 조선소 인수를 권하고 있어 정성립 신임 사장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29일 대우조선해양은 서울 본사 대강당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을 사내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정 사장은 오는 2018년 5월까지 대우조선해양을 이끌어나갈 예정이다.

정 사장은 취임 전부터 본사 집무실에 조기 출근해 대우조선해양의 살림살이를 챙겨 주목받았다.

   
▲ 29일 취임사를 통해 정성립 신사장은 주력 사업 집중을 주문했지만 대주주 산업은행은 STX 프랑스 인수를 권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대우조선해양 홍보영상 캡쳐

정 사장은 취임사에서 “사업 다각화로 인해 자원이 분산 되지 않도록 본업인 상선, 특수선, 해양플랜트 분야로 힘을 최대한 모으고 그 외 분야는 과감하게 정리하겠다“ 고 강조했다.

정 사장의 사업정책 방향에 업계에서는 대규모 계열사 줄이기가 단행되지 않겠느냐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대상으로는 대우조선해양의 국내 계열사 10곳 중에 총 2곳인 대우조선해양건설과 퓨처리더십센터(FLC)다. 또 해외계열사 4곳인 중국 선박용 블럭 생산사 ‘대우조선해양(산동)유한공사’, 루마니아 선박제조사 ‘대우망갈리아중공업(Daewoo-Mangalia Heavy Industries S.A)’, 미국 풍력발전사 ‘드윈드(DeWind)’, 캐나다 풍력발전설비사 ‘트렌튼(DSME TrenTon Ltd)’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에프엘씨(골프장·연수원) 외에는 아직 구체적인 검토단계에 있지 않고 해외계열사 같은 경우는 내부지분율 문제와 국가 간의 문제 때문에 쉽게 철수 하지 못할 것”이라며 “매각이 진행된다고 해도 몇 년이 걸릴지 예상할 수 없는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의 사장 선임과 동시에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경남 거제시청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TX프랑스 인수 전면 백지화를 요구했다.

노조는 “대우조선해양의 1분기 연결재무제표상 부채비율이 374%에 달하고 현금보유도 238억원에 불과하다”며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라는 갑의 신분을 이용해 부실한 STX프랑스를 인수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우조선해양은 “매각주간사로부터 제안을 받아 내용을 검토 중에 있으며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입장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강경하게 나오는 것은 대우조선해양이 STX 프랑스를 맡게 되면 STX 까지 넘어오는게 아닌가 우려하는 부분이 클 것”이라며 “STX 프랑스 인수는 산업은행이 밀어붙인다고 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대우조선해양이 시간을 갖고 풀어갈 만만치 않은 숙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