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반도체 코리아’의 위기경보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대외환경 악화로 수익이 급감하는 가운데 반도체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늘리고 지원을 확충하는 내용의 ‘K칩스법’마저 후퇴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업계 등에 따르면 메모리 시장의 불황이 깊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이 4분기부터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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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의 4분기 영업이익을 2조 원 초반으로 예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영업 손실이 전망되고 있다.
문제는 내년에도 수익 악화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증권업계 등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양사의 수익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내년 3분기에나 반등 시그널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영업이익 감소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D램 분기 ASP 하락폭은 2023년 3분기까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며 “2023년 공급이 제한적이지만 아직 재고 수준이 높고,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에 이른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업계는 반도체 특별법안에 큰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반도체 등 국가첨단전략산업 시설에 투자하는 경우 대기업 투자 금액의 8%(현행 6%)를 세금에서 공제하는 것으로 지난 23일 국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당초 여당은 2030년까지 투자금액 대비 세액공제를 대기업은 20%, 중견기업은 25%로 하자는 입장이었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은 “첨단산업 시설투자 세액공제비율의 상향은 한국이 미래산업 주도권을 확보하고 산업 및 기업 성장을 통해 지속적으로 세수를 늘릴 수 있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국회와 정부가 단기적인 세수 감소효과에 매몰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근 세계 각국은 반도체 등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 및 관련 기업 유치를 위해 파격적인 지원정책을 내놓고 있다.
미국은 자국 내 반도체 설비투자 기업에 25%의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고, 대만 정부는 최근 자국에 본사를 둔 반도체 기업의 연구개발 및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비율을 15%에서 25%로 높이는 ‘산업혁신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일본은 TSMC 반도체 공장 유치를 위해 건립비용의 절반인 4760억 엔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한국은 미국, 일본, 중국 등 반도체 경쟁국에 비해 법인세 부담이 큰 상황이다. 한국의 법인세 부담률은 2021년 26.9%로 미국(13.0%), 대만(12.1%)의 2배 수준이다.
한국의 법인세 부담률은 2018년 25.5%로 4개국 중 이미 최고였는데 3년 사이 1.4%포인트 증가했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법인세율 인하, 투자촉진책 등 감세 정책을 펼친 결과 법인세 부담률이 2018년∼2021년 3.4%포인트 감소했다. 대만의 법인세 부담률은 4개국 중 4년 연속 최저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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