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자동차사고로 경상을 입은 경우 치료비가 의무보험이 보장하는 수준을 넘으면 본인 과실에 비례해 초과 치료비를 부담해야 한다. 또 교통사고 경상환자가 장기 입원치료를 받으려면 의료기관의 진단서를 별도로 받아야 한다.

   
▲ 사진=미디어펜


금융감독원은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개정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이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고 26일 밝혔다.

새 약관 내용은 내년 1월 1일 책임이 개시되는 자동차보험 계약부터 적용된다.

우선 경상환자 '대인배상Ⅱ'에 치료비 과실책임주의를 도입한다.

이에 따라 경상환자의 '대인배상Ⅱ' 치료비 중 본인 과실에 비례하는 부분은 본인 보험(자기신체사고보상 또는 자동차상해특약) 또는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

대인배상Ⅱ는 자동차 사고로 다른 사람을 다치게 했을 때 의무보험(대인배상Ⅰ)의 보상범위를 넘어서는 손해배상액을 충당해주는 보장이다.

기존에는 자동차 사고 시 과실 정도와 무관(100% 과실 제외)하게 상대방 보험사에서 치료비를 전액 지급받을 수 있었다 보니 과잉 진료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경상환자에 대한 의무보험(대인배상Ⅰ)의 보상한도는 12급(척추염좌 등) 120만원, 13급(흉부타박상 등) 80만원, 14급(팔다리 단순타박) 50만원이다.

즉, 새해부터 자동차 사고로 경상을 입은 경우 50만∼120만원을 넘어서는 치료비는 상대방 보험사로부터 전액 보상받지 못하고 본인의 과실 비율만큼은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다.

새 표준약관은 이외에도 보상기준을 합리화하는 다양한 내용을 담았다.

경상환자가 장기 치료를 받으려면 의료기관의 진단서가 의무화된다. 4주까지는 진단서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4주를 넘으면 진단서상 진료기간에 따라 보험금이 지급된다.

상급병실 입원료 지급기준도 바뀐다.

교통사고 환자가 병원의 병실 사정으로 부득이하게 상급병실에 입원한 경우 의원급을 제외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만 상급병실료를 인정해준다.

일부 의원에서 상급병실만 설치하는 등 기존 약관을 악용하는 행태를 막겠다는 취지다.

교통사고 피해 시 보험사에서 받을 수 있는 대차료(렌트비) 산정 기준은 친환경차량 보급 확대를 반영해 합리화된다.

다운사이징 엔진 장착 차량이나 하이브리드 차량은 배기량만을 고려할 경우 차량 성능을 제대로 반영하기 어려운 만큼 차량 크기를 고려할 수 있도록 대차료 인정 기준을 명확히 했다.

개정 약관은 또 긁히고 찍힌 경미손상 시 품질인증부품을 활용한 교환수리를 적용하기로 했다.

또한 대물배상에서 견인비용을 보상하도록 명확히 해 분쟁 소지를 없앴다.

새 표준약관은 내년 1월 1일 책임이 개시되는 자동차보험 계약부터 적용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상환자 등에 대한 보상체계 합리화로 과잉진료가 감소해 국민의 자동차 보험료 부담이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