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대부분 순이익 감소…무이자할부 줄이고 알짜카드 단종
내년 조달비용 1조 이상 증가 예상…데이터 활용 신사업 박차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올해 카드업계는 가맹점수수료 인하와 더불어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조달비용이 늘어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대출 규제 여파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카드대출마저 늘리기 어려워진 카드사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무이자할부를 줄이고 알짜카드를 단종하는 등 소비자 혜택을 축소하고 나섰다. 카드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내년에는 자동차할부금융, 마이데이터 등 사업다각화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 사진=연합뉴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 중 삼성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하나카드의 올해 3분기까지 순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카드, 롯데카드, 우리카드는 사업다각화, 신용판매 매출 증대 및 금융자산 확대 영향으로 선방했다.

카드사들의 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지속적인 카드수수료 인하, 기준금리 인상과 채권시장 경색 영향으로 자금조달비용이 증가한 영향이다.

카드수수료는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을 통해 마련된 산정원칙에 따라 카드결제에 수반되는 적정원가를 기반으로 3년마다 조정해 왔다. 수수료율은 카드사의 자금조달비용, 위험관리비용, 일반관리비용, 밴수수료, 마케팅비용 등 적격비용을 기반으로 정해진다.

그 결과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 가맹점의 카드수수료는 2012년 4.5%에서 현재 0.5%로 크게 하락했다. 또 전체 가맹점의 96%에 달하는 294만4000여곳이 원가 이하 수수료가 적용되고 있다.

수수료가 낮아지면서 본업인 신용판매부문에서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어진 카드사들은 대출을 늘리며 수익성 방어에 나섰다. 그러나 올해 7월부터 카드론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규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영업을 확대하기 어려워졌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카드사의 조달비용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 금리도 크게 올랐다. 은행과 달리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사업에 필요한 자금의 약 70%를 여전채를 통해 조달한다.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말 카드사의 이자 비용이 전년 대비 약 36% 늘어난 2조6000억원, 내년 이자 비용은 올해 대비 약 38% 증가한 3조6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카드사들은 무이자할부를 줄이고 알짜카드를 단종하는 등 비용절감을 위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던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온라인쇼핑과 손해보험 등에 제공하던 6개월 무이자할부를 3개월로 줄었으며, 삼성카드는 아울렛과 백화점, 온라인쇼핑몰 등에 제공하던 6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3개월로 축소했다. 현대카드는 현대자동차 구매 시 제공하던 12개월 무이자할부를 3개월로 단축했다. 우리카드도 백화점과 대형마트 관련 결제에 최대 12개월까지 제공하던 무이자 할부를 2~3개월로 줄였다.

또 신한카드의 ‘신한 O2O 카드’, KB국민카드의 ‘KB로블카드’, 현대카드의 ‘카멜레온 카드’, 롯데카드의 ‘롯데 하이패스 카드’ 등 ‘혜자카드’로 불리던 많은 카드들이 단종됐다.

희망퇴직을 단행한 카드사들도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근속 20년 차가 넘은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우리카드는 지난 23일까지 1966~1967년생 소속장급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하나카드는 오는 28일까지 근속 10년 차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카드사들은 내년에 사업다각화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BC카드 등 3곳이 나란히 데이터 전문기관 예비 허가를 획득했다. 카드사는 고객 결제정보 등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에 나설 방침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는 자금조달비용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카드사들이 디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신사업을 계속해서 추진하고는 있으나 정착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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