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상준 기자]제약·바이오산업이 디지털전환에 무게를 두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활용한 디지털 헬스와 제약·바이오산업 간의 융복합이 진행된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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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콘텐츠과 사무관이 발표한 ‘디지털치료제’(Digital Therapeutics) 사례/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보고서 발췌 |
28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협회는 최근 ‘제약바이오산업의 디지털전환과 대응’을 주제로 정책보고서를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연구한 결과가 상세하게 소개됐다. 특히 제약·바이오산업에서 새롭게 소개되는 개념들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혜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콘텐츠과 사무관은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치료 방식인 ‘디지털치료제’(Digital Therapeutics)를 주제로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디지털치료제(Digital Therapeutics)는 ‘먹는 약’과 ‘주사약’으로 대표되는 기존 의약품 대신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새로운 치료 방식이다.
해외에서는 2017년 2월 디지털치료제협회(Digital Therapeutics Alliance, DTA)라는 비영리 단체가 세워졌고 디지털치료제를 ‘질병이나 장애를 예방, 관리, 치료하기 위해 근거 기반의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고도화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로 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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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디지털치료제(Digital Therapeutics) 식약처 임상시험 계획 승인 현황/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보고서 발췌 |
디지털치료제의 형태는 스마트폰 또는 PC의 △앱 △게임 △가상현실 △챗봇 등 다양하며, 인지행동치료, 생활 습관 교정, 신경 재활 디지털 치료제로 구분되고 그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시작된 비대면 원격진료도 디지털치료제의 개념으로 볼 수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치료제 시장규모는 2021년 34억 달러(3조 9474억 원)에서 2026년 131억 달러(15조 2091억 원)로 연평균 31.4%의 성장이 예상된다.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스타트업 기업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으며, 기존 대형 제약사들도 사업에 직접 뛰어들거나 투자하는 방식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추세다. △당뇨 △비만 △심혈관 질환 △중추신경계 질환 △위장 장애 △호흡기 질환 △금연 순으로 디지털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허가 당국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아 출시된 디지털치료제는 없다. 다만 여러 기업에서 효과성·안전성 검증을 위한 임상시험을 활발히 진행 중이며 해외 시장과 마찬가지로 스타트업 중심으로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
현재 국내 9개 업체에서 총 10개의 디지털치료제에 대한 탐색·확증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며, 업계에서는 현재 확증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5개 제품 중 연내 1호 국산 디지털치료제가 탄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디지털치료제 시장도 2020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23.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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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약개발 단계별 플랫폼 현황/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보고서 발췌 |
또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개발도 제약·바이오산업의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을 도입해 신약개발 시간을 줄이고, 성공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관련 업계가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홍승환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 책임연구원은 딥러닝을 기반으로 한 기계학습을 신약개발에 적용한다는 개념을 소개했다.
기계학습은 수학적인 모델을 설계하고, 통계학을 기반으로 모델이 데이터들을 잘 설명할 수 있도록 최적화하는 방법론이다. 통계 분석의 연장선이며 딥러닝 모델 분석을 통해 데이터를 고도화하는 작업이다.
현재 딥러닝은 이미지, 자연어, 분자구조 등 이전에 통계 분석으로 다루기 어려웠던 다양한 구조의 데이터에 대해서 데이터의 판별이나 특성값 예측, 데이터 분포를 학습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약 50개의 AI 신약개발 회사들이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관련 기업을 조기에 발굴하고 지원하는 산파 역할을 맡는다는 계획이다. 유망기업들에 대해서는 향후 정부 지원이 진행될 가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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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제약바이오협회(회장 원희목)가 ‘제약바이오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대응’을 주제로 한 제24호 정책보고서(KPBMA Brief)를 발간했다.(발간표지)/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제공 |
지난 5일 진행된 KPBMA open innovation plaza 행사에선 AI 신약개발 공동연구 성공사례 중 3개의 약물 재창출 및 적응증 확장 사례와 3개의 hit(유효물질) 발굴 사례, 그리고 3개의 기타사례(천연물 탐색 및 mRNA 백신)가 발표됐다.
약물 재창출과 유효물질 발굴에 대해선 관련 회사들이 상당한 기술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향후 활발한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홍승환 연구원은 “향후 AI 기술을 가진 기업과 기존 제약사 간의 연구 협업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시장이 커질 가능성이 커진다”고 봤다.
이 밖에도 정책보고서는 △한국인 맞춤 신약의 적정가치 인정을 위한 정책 제언(강희성 대웅제약 개발본부 MA팀장)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를 대비한 의약품 표시기재 실행 방안 마련 연구(한국제약바이오협회 교육연구센터 연구팀) 등 관련 산업의 동향 및 제약·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미디어펜=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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