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건설업계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부동산 시장 침체 등 각종 이슈들이 겹치면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연이은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분양 경기가 꺾이면서 한파가 몰려왔다.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로 금융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유동성 확보에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올 한해 건설업계의 우울한 이슈들을 짚어봤다.<편집자주>
[2022결산-건설③]싱거웠던 선두 경쟁…현대건설, 도시정비 ‘압도적 1위‘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올해 건설업계는 우울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 침체와 레고랜드 사태가 야기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리스크 등 영향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유일하게 웃을 수 있는 이유가 있다면 바로 도시정비사업 실적이다.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10위 이내 건설사들은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 대부분 실적이 상승했다. 특히 현대건설은 총 10조원에 가까운 수주고를 올리며 ‘독주 체제‘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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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10위 이내 건설사 2022년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사진=미디어펜 |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올해 도시정비사업 분야에서 재건축·재개발 9건, 리모델링 4건 등 총 14건 사업을 수주하며 수주액 9조3395억원으로 1위에 올랐다.
이는 지난해 기록했던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인 5조5499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10조원 가까운 실적으로 ‘역대급’ 성적을 달성했다. 국내 건설업계 도시정비사업 수주고 신기록이다.
광주 광천동 재개발(1조7660억원), 부산 우동3구역 재개발(1조2765억원), 대전 장대B구역 재개발(8871억원), 부산 서금사6구역 재개발(8397억원) 등 규모가 큰 대어급 사업지를 연달아 수주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윤영준 사장 취임 이후 사업 분야 다각화와 수주 영업조직 정비, 도시정비 전문 인력 충원, 사업지별 맞춤형 설계 및 사업조건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 수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GS건설은 올해 총 18건 사업지를 따내며 수주고 7조1476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사업유형별로는 재건축·재개발 15건, 리모델링 3건 등이다.
GS건설은 지난해 5조1437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현대건설과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그러나 올해는 현대건설의 독주로 일찌감치 승부가 결정되면서 2년 연속 2위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GS건설 또한 2015년 이후 7년 만에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 7조원을 넘어서는 등 올해 성적이 의미가 크다.
3위는 창사 이래 최초 ‘5조원 클럽’에 가입한 대우건설이 올랐다. 대우건설은 올해 재건축·재개발 10건, 리모델링 4건 등 총 15건 사업지를 수주하며 수주액 5조276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록했던 역대 최대 실적 3조8993억원을 경신한 수치다.
특히 대우건설은 올해 치열한 경쟁 끝에 최대어로 분류됐던 공사비 7909억원 규모 한남2구역 재개발을 수주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실적 상승 배경에 대해 “지난 몇 년간 도시정비사업 분야를 강화하며 주택시장을 미리 예측하고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며 “양질의 사업을 선별적으로 수주하기 위해 사전 모니터링 및 사업성을 검토하는 시스템을 정착시켰다”고 설명했다.
DL이앤씨(4조8943억원)와 포스코건설(4조5892억원), 롯데건설(4조3638억원)이 나란히 4조원대 수주고를 올리며 뒤를 이었다. 3개 사 모두 전년 대비 실적이 상승했다.
DL이앤씨는 올해 하반기 최대어로 꼽힌 1조6073억원 규모 부산 촉진3구역 재개발을 수주한 것이 호실적의 발판이 됐다. 포스코건설은 전통적 강자로 군림 중인 리모델링 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전체 수주액 중 65.6%(3조111억원)를 리모델링 분야에서 따냈다.
롯데건설 또한 지난해(2조2230억원)보다 수주액이 2배 가까이 오르는 등 곳간을 두둑히 채웠다. 대우건설과 함께 경쟁했던 한남2구역은 아쉽게 놓쳤지만 부산 서금사A구역 재개발(8103억원), 이문4구역 재개발(5240억원), 대전 도마·변동4구역 재개발(5527억원), 선사현대아파트 리모델링(5561억원) 등 알짜 사업지를 고르게 수주했다.
현대엔지니어링(2조1647억원)이 2조원대 실적을 기록하며 7위에 올랐고 삼성물산(1조8686억원), SK에코플랜트(1조5207억원), HDC현대산업개발(1조307억원) 등이 1조원대 수주고로 뒤를 이었다. 특히 삼성물산은 지난해(9117억원)와 비교해 실적이 2배 이상 증가했다.
범위를 10위 밖으로 넓히면 시공능력평가 16위 코오롱글로벌이 올해 총 13건 사업지를 수주하며 1조4004억원 실적을 기록해 창사 이래 최초로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리모델링 등 도시정비사업에 강점을 지닌 시공능력평가 33위 쌍용건설도 5조원이 넘는 수주고를 달성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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