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여야가 '각각 일몰' 연장을 요구했던 ‘안전운임제’와 30인 미만 사업장 8시간 '특별연장근로제'가 올해 말로 폐지될 예정이다. 두 법안을 둘러싼 여야의 양보없는 대치가 계속되면서 지난 28일 열린 올해 마지막 본회 처리가 무산된 것이다.
우선 화물차 운전기사에게 최저운임을 보장해주는 안전운임제를 두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제도 자체의 개편이 필요하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현행대로 연장해야한다고 맞서면서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제도는 화물운송 종사자들의 적정임금을 보장해 과로·과적·과속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일몰제로 도입됐다. 일몰제는 법률이나 각종 규제의 효력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없어진다. 따라서 올해 안에 연장되지 않으면 안전운임제는 오는 31일 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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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또한 30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자에 한해 주 8시간 추가 근로를 허용하는 특별연장근로제는 국민의힘이 2년 연장을 주장했지만, 민주당의 반대로 본회의 상정이 불발 됐다. 결국 여야가 이견을 보인 쟁점 법안들이 하나도 처리되지 않은 셈이다.
이와 관련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안전운임제와 추가연장근로제 연장 법안 처리가 무산된 책임을 민주당에 돌렸다. 그는 “만약 추가연장근로제를 담고 있는 근로기준법이 일몰돼서 30인 미만 업체들에 큰 혼란이 생긴다면 전적으로 민주당의 고집과 몽니 때문이라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라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안전운임제는 안전에 도움이 안 되고 여러 부작용이 많아 일몰을 폐지할 수밖에 없는데 (민주당이) 추가연장근로제와 맞바꾸자는 취지로 이야기를 해서 처리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여당이 안전운임제 연장 약속을 지키겠다고 공언하면 30일이라도 본회의를 열어서 처리하면 된다”라며 “전적으로 여당에 달려 있는데 대통령의 엄한 지침하에 있는 여당이 과연 그럴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에 막힌 예산안을 처리했지만 일몰법에 또 발목을 잡혔다"라며 “정부가 국민에 약속한 안전운임제 3년 연장은 결국 공수표였다"라고 비판했다.
다만 해당 법안들이 일몰되더라도 여야 합의가 이뤄져 해당 법안이 다시 만들어지면 소급 적용으로 되살릴 수 있다. 하지만 여야의 견해차가 워낙 큰 사안이라 재협상이 성공할 지는 미지수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의견이 좁아지는 부분이 없어서 쉽지 않다”면서도 “특별연장근로제는 1월에 (현장에서) 혼란이 생기면 (합의를 위한) 동력이 생길 수 있다”라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29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일몰법의 경우 워낙 민주당과 의견차가 큰 사안이라 협상이 쉽지는 않다"면서도 "다만 일몰이 되더라도 야당과의 협상은 계속해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