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전장 사업 9년 만에 흑자 전환…호재 지속 될 듯
삼성, 전기차 시장 신산업으로 점 찍고 사업 확장 주력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올 한해 가전, 휴대폰, 노트북 등 전자제품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전장’이 두각을 나타내며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미래차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전기 장비 부품을 만드는 전장 사업이 급부상하고 있어서다.

30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전 세계 전장 사업 시장 규모는 2024년 4000억 달러에서 2028년 7000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일찍이 전장을 미래 사업으로 점찍은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 올 한해 가전, 휴대폰, 노트북 등 전자제품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전장’이 두각을 나타내며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은 메르세데스-벤츠 EQS에 LG전자의 OLED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장착된 모습. /LG전자 제공


지난 2013년 전장 사업에 뛰어든 LG는 구광모 회장 취임 후 해당 사업에 더 힘을 실었다. 

업계에서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던 전장 사업은 올해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 3분기 96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결실을 맺었다. TV와 가전제품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전장 사업이 실적을 견인하며 회사 주력 사업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4분기에도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 뿐 아니라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도 전장 사업에 주력 중이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은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글로벌 가전·IT 전시회 ‘CES 2023’에 처음으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전용 부스를 차릴 예정이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을 통해 휴대폰 사업을 접고 전장에 사활을 걸었던 구광모 회장 역시 지난 10월 폴란드와 미국 출장길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방문하며 직접 사업을 챙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도 이재용 회장이 직접 올리버집세 BMW CEO(최고경영자)를 만나 모빌리티 분야 협력 강화를 약속하는 등 전장 사업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 회장은 일찍이 전기차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다. 그 결과 삼성전자의 차량용 메모리반도체와 LED 조명,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 삼성SDI의 배터리, 하만의 인포테인먼트와 음향 시스템 등의 포트폴리오를 갖출 수 있었다. 

특히 이 회장은 지난 2009년 BMW와의 협력 초기 단계부터 경영진과 직접 교류하는 등 협력 강화를 주도했다. 

그 결과 2013년 출시된 BMW 최초의 순수 전기차 i3를 시작으로, i8(2015년), iX/i4(2021년) 등 BMW가 출시하는 친환경 전기차에는 삼성SDI의 고성능 배터리가 탑재되고 있다.

이후 양사는 2014년에는 단순한 배터리 공급을 넘어, 차세대 소재 등 전기차 기술 공동 개발까지 협력을 확대했다.

삼성SDI는 2019년 BMW와 자동차전지 공급을 위한 장기 업무 협약(약 4조 원 규모)을 체결한 바 있으며, 시장 성장 및 BMW 차량 판매 호조에 따라 양사는 공급 규모를 3배 이상 확대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전동화 전환은 전장 사업에 주력 중인 삼성전자와 LG전자에 호재가 될 것”이라며 “가전 등 전자 제품의 수요는 줄었지만 자동차 부품 수주가 늘면서 양사의 전장 관련 수익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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