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관 회장 ‘상생’ 리더십 렛츠런 CCC…공기업의 길 제시
   
▲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공기업 맞나? 한국마사회의 변신

고객감동과 혁신, 한국마사회의 변신이 무섭다. '즐거움이 달린다 렛츠런(LetsRun)'이라는 슬로건 이상으로 기업가정신을 꽃피우고 있다. 한국마사회가 국민 및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미래가치를 염두에 두고 런칭한 렛츠런 CCC의 얘기다. 한국마사회의 렛츠런 CCC는 Culture, Convenience, Center를 의미하는 약자로 마사회 각 지점마다 마련된 문화공감센터를 말한다.

현재 한국마사회는 시간적, 지리적 제약으로 경마공원 이용이 용이하지 못한 다수의 국내 경마팬을 위해 수도권 23개소 및 지방 7개소 등 총 30개소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각 지점 모든 곳에 렛츠런 CCC(문화공감센터)를 설치·운영하고 있는데 유휴공간 활용도가 높다.

주말(금,토,일)에는 경마경기의 화상중계 등 경마팬 레저공간으로 활용한다. 비경마일인 주중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문화공감센터 및 회의공간으로 지역주민, 인근 회사 근로자들에게 개방된다. 각 지점 렛츠런 CCC(문화공감센터)마다 시행하는 기부행사 및 봉사활동은 논외로 하더라도, 마사회 각 지점의 공간활용도는 놀라울 따름이다. 마사회는 국내에서는 토즈비즈니스센터, 해외에서는 관련산업의 각종 마스터플랜 및 경마장 명소를 벤치마킹하면서 최적의 모임 환경을 조성하고자 애썼다고 전한다.

   
▲ 고객감동과 혁신, 한국마사회의 변신이 무섭다. '즐거움이 달린다 렛츠런(LetsRun)'이라는 슬로건 이상으로 기업가정신을 꽃피우고 있다. 한국마사회가 국민 및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미래가치를 염두에 두고 런칭한 렛츠런 CCC의 얘기다. /사진=한국마사회 홈페이지 캡처

악화 일로에 있는 경영환경…불법도박의 대두

한국마사회를 둘러싼 경영환경은 녹록치 않다. 지난 10년간 경마를 포함한 한국의 사행산업은 연매출 11조 9000억 원에서 19조 6000억 원에 이르기까지 2배에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지만, 합법의 영역에 있다 보니 정부의 각종 관련 규제에 손과 발이 묶여 있는 상태였다. 그 사이 자라난 불법도박 사행산업의 매출은 100조 원까지 커졌다. 경마를 비롯한 국내 합법 사행산업의 5배 규모다. 정부 규제로 인해, 불법시장 규모가 합법거래 규모를 5배 웃도는 수준으로까지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국내 경마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마사회의 매출 규모 또한 지난 4년간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연간 누적 기준으로 경마장 입장객 또한 2010년의 2181만 명을 기점으로 하락 일로에 있다. 지난 2013년 경마장에 입장한 고객 총 수는 1591만 명을 기록했다. 다른 합법 사행산업도 유사한 상황에 놓여있지만, 한국마사회는 ‘경마시장의 정체’라는 벽에 부딪힌 셈이다.

정체된 시장 상황과 규제가 여전한 가운데, 철저한 성과급 위주의 대기업 인력 운용이 힘든 공기업의 태생적 한계에 맞부딪친 마사회의 앞길은 불투명했다. 변신이 필요하다는 점은 내부적으로 누구나 공감했지만 실현가능한 비전을 제시한 이는 현명관 신임 회장이었다.

   
▲ 경마 경기 화상중계에 있어서 한국마사회는 고객들 개인 모두에게 지정좌석제를 도입했다. 30개 전 지점까지 모두 이르진 못했지만 현재 15개 지점에서 지정좌석제를 도입하여 경마를 즐기러온 방문객 모두가 안락하고 여유로운 환경에서 시간을 보낸다. /사진=미디어펜

기업가정신의 발동…렛츠런 CCC를 통한 지역 밀착경영

현명관 회장은 전임 회장과는 달리 정치인이나 군인 출신이 아니다. 기업가 출신이다. 젊은 시절 감사원을 거쳐 삼성에 봉직했던 현명관 회장은 그룹비서실장과 삼성물산 대표, 전경련 부회장을 거친 기업가다.

현명관 회장의 기업가정신이 발동된 지점은 현장이었다. 불투명한 시장 상황 속에서 총량제 등 사행산업 규제에 계속 얽매어 있을 수는 없다는 판단에 현 회장은 한국마사회의 미래가치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물이 렛츠런 CCC다.

현 회장은 렛츠런 CCC라는 공간을 통해 지역사회로의 밀착경영을 이루었으며, 이를 통해 이미지 제고를 이루어 말산업 브랜드의 장기적인 쇄신을 꾀했다. 현 회장은 당장의 이익만을 바라면 마사회를 침몰시킬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직원들에게 심어주었고, 직원들과 함께 비전을 공유했다. 공기업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딛고 한국마사회는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키우기 위해 전심전력하고 있다.

국무총리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가 제시한 총량제에 따라 지점 확대는 32곳까지 가능한 상태에서 현재 운용 중인 30개소의 렛츠런 CCC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지역주민과 밀착해서 고용과 문화활동, 쾌적한 환경 제공 등 일석삼조를 해냈기 때문이다.

   
▲ 경마 경기 화상중계를 즐기러 온 고객이 자신의 좌석을 고르고 있다. 한국마사회의 렛츠런 CCC는 영화관 CGV나 다름 없는 수준으로 고객을 응대한다. /사진=미디어펜

마사회의 얼굴, 렛츠런 CCC

렛츠런 CCC의 매출 전부인 경마 경기 화상중계에 있어서 한국마사회는 고객들 개인 모두에게 지정좌석제를 도입했다. 30개 전 지점까지 모두 이르진 못했지만 현재 15개 지점에서 지정좌석제를 도입하여 경마를 즐기러온 방문객 모두가 안락하고 여유로운 환경에서 시간을 보낸다. 올해까지는 30개 전 지점에 지정좌석제를 도입한다는 것이 한국마사회의 복안이다.

한편 마사회는 인근 지역주민 수십명을 고용해 경마 경기가 벌어지는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고용된 주민들이 직접 지점 주위 도시환경 정비 및 미화에 힘쓰고 있다.

지역별로 특색있는 문화활동은 기본이다. 각각의 렛츠런 CCC는 주민들의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쾌적한 환경을 갖춰나가고 있다. 용산지점의 경우, 매월 1700명 이상의 주민이 문화활동을 즐기고 있으며 월누적인원 또한 2만 3700명에 달한다. 언어, 요가, 탁구, 댄스, 승마, 노래교실 등 지점에 따라 10~30여 개의 문화강좌를 제공한다.

   
▲ “Life Energy Together Society”를 의미하는 슬로건 ‘렛츠런’에 따라 한국마사회는 레저문화를 선도하면서 국민 개개인의 삶에 활력을 주고 사회와 함께하는 기업 가치를 구현하고자 애쓰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렛츠런 CCC는 지역상권과의 상생도 꾀하고 있다. 지점별로 조금씩 상이하지만 렛츠런 CCC 구내에서 일절 식음료를 판매하지 않는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판매할 경우, 해당 지역 가게나 인근 사회적기업으로부터 제품을 구매해서 그것을 그대로 방문고객들에게 되팔고 있다. 경마 경기를 즐기기 위해 방문하든 주중에 마실 모임 계모임을 위해 방문하든 인근 주민들 모두에게 렛츠런 CCC는 지역에 밀착되어 있다.

이윤창출 이상의 무엇…한국마사회의 렛츠런, 공기업의 ‘또 다른 길’ 제시

“Life Energy Together Society”를 의미하는 슬로건 ‘렛츠런’에 따라 한국마사회는 레저문화를 선도하면서 국민 개개인의 삶에 활력을 주고 사회와 함께하는 기업 가치를 구현하고자 애쓰고 있다. 기업의 근본 가치는 이윤창출이지만 한국마사회는 이윤창출 이상의 무언가를 만들어가고 있다. 공기업이지만 공기업이 아닌 모습이다.

바닥에 숱하게 떨어진 담배꽁초와 가래침, 찢어진 마권 수천 장, 경마 베팅을 마치고 나서 쏟아져 나오는 수천 명의 사람들. 경마장 하면 으레 연상되었던 이미지다.

하지만 이제는 옛날 모습이다. 시대가 변하듯이 경마산업도 변해간다. 이제는 렛츠런 CCC다.

   
▲ 드레스코드를 엄격히 적용하는 각 지점 렛츠런 CCC를 중심으로, 경마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점차 달라지고 있다. 점잖은 건 기본이요 매너까지 갖춘 손님들이 경마를 즐기러 방문한다. /사진=미디어펜

드레스코드를 엄격히 적용하는 각 지점 렛츠런 CCC를 중심으로, 경마를 즐기는 고객들의 양상은 점차 달라지고 있다. 점잖은 건 기본이요 매너까지 갖춘 손님들이 렛츠런 CCC에 방문한다. 현재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는 강남지점, 용산지점, 의정부지점을 롤모델로 삼아 한국마사회는 30개 지점 렛츠런 CCC 모두를 지역의 특색있는 문화공간으로 바꾸어 놓을 계획이다. 과거 사행산업이라며 손가락질 받던 경마산업이 어느 수준까지 변모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