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동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
“옛날에 오랫동안 굶주림으로 힘겨워하다 쟁기를 던지고 벼슬살이에 나갔지. 가족 돌보는 것조차 제대로 못해 추위와 굶주림은 나를 옴짝달싹 못하게 했지.”

중국의 유명한 시인 도연명(陶淵明, 365~427)이 29살 때 처음으로 벼슬에 나가면서 느꼈던 감정을 표현한 말이다. 본인은 벼슬에 뜻이 없었지만, 집안 사정상 어쩔 수 없이 나서야 했던 사정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도연명은 이마저도 마흔 살쯤에 집어치우고 낙향해 버렸다. 그러면서 “더 이상 쌀 다섯 되에 허리를 굽힐 수 없다”라는 말을 남겼다.

쌀 다섯 되가 요즘 같으면 월급에 해당되는데, 월급이 입에 풀칠하는 호구지책(糊口之策)의 중요한 수단인 점은 도연명이 살던 160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듯 하다. 젊은 소싯적은 물론이고 은퇴 이후에도 월급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은퇴 후에도 월급을 만들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알아보자.

가장 이상적 : 연금으로 월급받기
은퇴 후 월급을 받을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연금을 통해 받는 것이다. 사실 이 방법이 노후준비의 정석이고 핵심이다. 은퇴 후 월급을 받으려면 젊은 시절 수입의 일정수준을 따로 떼어내 노후를 위해 차근차근 준비한 연금이 사실상 정답이다. 소위 3층 연금이라고 하는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만 잘 쌓아도 은퇴 후 100만원 가량은 평균적으로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현재 국민연금을 수령하는 사람들의 월평균 수급액은 31만원 가량이다. 여기에 퇴직연금과 개인 연금을 받고 있는 사람들의 월평균 수급액 36만원과 27만원을 각각 더하면 94만원이 돼 거의 100만원에 육박한다.

가장 일반적 : 목돈으로 월급 만들기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 방법을 가장 흔하게 활용한다. 노후를 위해 미리부터 차근차근 연금을 준비하기 보다는 여력이 될 때마다 틈틈이 저축을 하고, 이렇게 모은 자금을 노후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럼 은퇴 후 월급 100만원을 만들려면 얼마나 많은 돈을 모아야 할까?

우리나라 가계가 저축용으로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은행예금을 통해서 매월 100만원을 받기 위해서는 대략 5억5000만원 정도의 목돈이 있어야 가능하다. 은행예금 금리가 최근 꾸준히 하락하면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2.16%(한국은행, 예금은행 수신금리)까지 하락했기 때문에 이 정도 금리로 매월 100만원을 받기 위해서는 5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것이다.

가장 현실적 : 부동산으로 월급받기
부동산을 활용한 은퇴 후 월급만들기는 현재 시점에서 우리나라 가계에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우리나라 가계 대부분은 금융자산보다는 부동산을 훨씬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을 활용해 은퇴 후 월급을 받을 수 있는 대표적 방법이 주택연금이다. 주택을 담보로 매월 일정금액의 연금을 수령하는 것이다. 60세부터 매월 100만원의 연금을 받으려면 4억5000만원 가량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면 된다. 70세부터 받는다면 3억원의 주택으로도 가능하다.

농사를 짓고 있는 고령자라면 농지를 활용해서 연금을 받을 수도 있다. 주택연금과 유사한 방식인데, 3억원의 농지가 있다면 65세부터 종신토록 109만원의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 은퇴 후 월급을 받을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연금을 통해 받는 것이다./사진=연합뉴스TV 캡처

가장 효율적 : 수익형 부동산으로 월급받기
수익형 부동산 구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수익형 부동산이란 오피스텔이나 상가처럼 매월 임대수익, 즉 월세를 받을 수 있는 부동산을 통칭한다. 수익률의 경우 은행금리보다는 두 배 이상 높아 목돈이 있다면 은행에 예금하는 것보다 수익형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

다만,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공실의 가능성이 있고, 매매에 따른 세금과 중개수수료, 유지보수 비용 등 관리가 어렵고 긴급자금이 필요할 경우 즉시 현금화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 오피스텔의 평균 임대수익률은 5.91%다. 따라서 2억원 가량의 오피스텔을 구입할 경우 월 99만원 가량의 임대수익이 가능하다. 상가의 수익률도 비슷하다.

금융자산을 투입하든, 실물자산을 투입하든, 시간을 투입하든 평생토록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 행복한 100세시대를 만들어 보자. [서동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