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투자심리 위축' 공통된 예상…"리스크 선제적 관리해야"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새해를 맞아 증권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신년사를 내놓으며 올해 비전을 하나둘씩 발표했지만, 유독 올해 신년사 속에서는 새해를 맞는 희망보다는 전례 없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대형 증권사 수장들은 하나같이 올해 ‘금융시장 안정’에 방점을 찍으며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는 내용을 신년사에 담았다.

   
▲ 새해를 맞아 증권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신년사를 내놓으며 올해 비전을 하나둘씩 발표했다. 사진은 2일 오전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진행된 2023년 신년하례식 및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 모습 /사진=김상문 기자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각 조직 리더들이 2023년 첫 근무일인 이날 오전 신년사를 발표하며 올 한 해 조직을 이끌어갈 키워드를 공개했다. 분위기는 결코 밝지만은 않다. 작년 마지막 거래일까지 국내 증시는 빠르게 하락하며 낙폭을 키워갔기 때문이다. 

올해 첫 거래일인 이날 역시 오전에 잠깐 반등세를 보여주는 듯했지만 오후 들어 결국 코스피‧코스닥은 하락 전환했다. 오후 1시30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약 0.2%, 코스닥은 약 0.8% 하락한 채로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주요 증권사 CEO들이 내놓은 신년사에도 그저 희망 섞인 덕담만 담겨있을 순 없었다. 이들은 올해에도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하며 ‘고객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우선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의 신년사를 보면 "올해에도 높은 시장 금리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어려운 사업 환경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고객이 올바른 투자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불편과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AI) 기술개발에 대해서도 특히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역시 "모두가 피부로 체감하듯 위축된 실물경기와 함께 자본시장 내 투자 심리가 악화했고 시장 유동성은 사라졌다"며 현 상황을 상당히 어둡게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제 위기관리를 위한 리스크관리 문화가 반드시 정착돼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그는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 환경에 흔들림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수익원을 다각화하기 위해선 중장기 글로벌 사업 확장이 핵심"이라며 "신뢰가 생명인 금융기관이 정도 영업을 놓칠 때, 일부 소수의 불법 행위로 인해 회사 전체가 참담한 결과를 맞이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신년사에서 "우리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잘 아는지, 그것을 잘 제공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라"며 "우리는 자본시장의 플랫폼 플레이어로 고객에게 필요한 투자 플랫폼을 제공해야 한다"고 당부해 신년사치고는 상당히 실질적인 내용을 담았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사장 역시 "올해는 금리 인상의 여파와 경기침체로 금융시장 변동성과 실물 자산가치 하락이 예상돼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영환경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어려운 시장 환경이지만 고객의 자산과 가치를 지키고 지속 성장을 이뤄나가야 한다"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한편 새롭게 임기를 시작한 강성묵 신임 하나증권 대표이사는 "급변하는 시장환경에서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경영 내실화를 통해 각 부문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수익구조 다변화, 디지털 플랫폼 구축, 동남아시아 기반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등 5개 부문을 중점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는 "모델포트폴리오 중심의 자산관리 서비스와 부동산 등 모든 금융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올해를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만드는 '재도약'의 시간으로 만들자"고 제안했고, 서병기 IBK투자증권 대표는 "제대로 된 리스크 관리와 효율적인 사후관리에 집중하고 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를 강화하면서 고객에게 신뢰받는 회사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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