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닷컴이 지난 26일 현재 현금 배당을 결의한 698개 12월 결산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올해 배당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 1억원 이상 배당자는 지난해 915명보다 104명이 늘어난 1천19명으로 조사됐다.
이 중 100억원 이상 배당자는 작년보다 3명이 늘어난 13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고, 이들을 포함해 10억원 이상 배당자도 지난해 167명에서 28명이 증가한 195명을 기록했다. 이처럼 올해 고액 배당자가 급증한 것은 상당수 대기업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실적호전을 바탕으로 배당 규모를 크게 늘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해 287억3천만원에서 올해 574억7천만원으로 배당금이 100%가 증가해 상장사 배당부자 1위에 올랐다. 정 전 대표는 작년 말 기준으로 현대중공업 지분 10.8%(821만5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회사는 지난해 3천500원이었던 주당 배당금을 올해 7천원으로 상향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전자가 주당 배당금을 8천원에서 1만원(중간배당 포함)으로 높이면서 작년보다 24.3% 늘어난 510억8천만원을 기록했으나 정 전 대표에게 1위를 내주었다. 이 회장의 경우 작년 말 기준으로 20.76%의 지분을 보유한 삼성생명이 3월 결산이어서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고, 삼성생명은 지난해 주당 1천125원을 배당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 배당액을 상향한데 힘입어 전년 대비 22.2% 증가한 399억4천만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작년보다 1.4% 증가한 187억2천만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 C&C의 주당 배당금이 330원에서 700원으로 높아져 111.1% 늘어난 156억4천만원의 배당금을 받게 됐다.
이어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135억8천만원, 정몽진 KCC그룹 회장이 130억8천만원, 김상헌 동서 회장이 130억6천만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118억3천만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이 117억6천만원이었다.
또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116억4천만원,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씨가 108억3천만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01억9천만원을 기록하면서 100억원대 배당금을 받게 됐다.
상장사 여성 대주주 가운데 10억원 이상의 고액 배당자는 17명이었고, 이들을 포함해 1억원 이상의 배당부자는 전체의 19%인 193명으로 나타나 지난해 156명보다 37명이 증가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 홍라희씨가 삼성전자의 주당 배당금이 높아지면서 작년보다 25% 증가한 108억3천만원을 기록, 지난해에 이어 여성 배당부자 1위였다.
또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신세계의 주당 배당금이 지난해 1천250원에서 올해 2천500원으로 높아져 전년보다 95.6% 증가한 83억5천만원의 배당금을 받게 됐다.
이어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부인 김영식씨가 75억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생인 최기원씨가 36억8천만원, 최병민 대한펄프 회장의 부인 구미정씨가 19억8천만원, 이화경 오리온 사장이 19억5천만원 등의 순으로 많았다.
이밖에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딸 희원씨가 19억원, 허완구 승산그룹 회장 딸 인영씨가 16억5천만원,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의 부인 김선혜씨가 16억4천만원을 기록했다.
특히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이사의 딸인 민규씨는 서울반도체가 주당 배당금을 지난해 93원에서 315원으로 상향하면서 지난해 4억7천만원이던 배당금이 15억9천만원으로 3배 이상 껑충 뛰었다.
상장사 대주주 특수관계인 중 올해 1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지급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 20세 미만의 미성년 배당부자는 지난해 18명보다 2명이 늘어난 20명이었다.
현행법상 주식 보유로 지급받는 배당금에 부과되는 세금은 배당금 총액과 주식보유 기간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소득세와 주민세 등을 합쳐 배당총액의 15~20%가 징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