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역할하는 사람들이 금감원 출신...감독 제대로 할 수 있나?

[미디어펜=김은영 기자] 보험업계에서 지속적으로 금융감독원(금감원) 출신을 상근감사위원으로 선임하고 있다. 감독기관 출신을 감사로 임명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상부상조’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금감원 출신 인사는 재취업에 성공해서 좋고 보험사는 이들을 금융당국의 감사에 대한 로비창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일 금감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금감원 출신 관료들이 퇴직 후 잇따라 보험업계로 넘어가 상근감사위원직을 맡은 것으로 드러났다.

   
▲ 금감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금감원 출신 관료들이 퇴직 후 잇따라 보험업계로 넘어가 상근 감사위원직을 맡은 것으로 밝혀졌다./미디어펜

롯데손해보험은 최근 주주총회를 열고 민안기 전 금감원 부국장을 상임감사위원으로 임명했다. 2007년부터 2011년 3월까지 약 4년간 롯데손보의 상근감사위원이었던 전수용 전 위원 이후 4년 만에 다시 금감원 출신을 영입한 것.

LIG손해보험은 박병명 전 금감원 보험감독국장을 2012년 6월부터 상근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직전인 2010년 2월부터 2012년 6월까지 근무한 상근감사위원도 박찬수 전 금감원 부원장보였다.

코리안리는 최용수 전 금감원 공보실 국장을 지난 2011년 상근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한화손해보험의 상근감사위원도 고명진 전 금감원 소비자보호센터 팀장이다.

삼성화재는 2013년 조병진 전 금융감독원 생명보험 서비스 국장을, 흥국생명은 지난 4월부터 이현복 전 금융감독원 소비자보호국 부국장을 각각 상근감사위원으로 선임해 현재 재직 중이다.

보험업계에서 금감원 출신을 선호하는 것은 금감원의 업무적 성격이 감사인 만큼 어느 정도 전문성이 있어서다. 하지만 속내는 감독당국의 '칼날'을 막아내는 '방패'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 이에 일각에서는 금감원 출신 감사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보내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감원 출신인 만큼 전문성이 없다고는 볼 수 없으나 무조건 감독 역할을 잘 수행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보험사가 금감원 출신을 채용하는 배경에는 금감원 정기감사를 대비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이유로 인해 과거 보험사가 먼저 금감원 출신을 영입했던 경우도 있었고, 금감원이 보험사에 (선임을) 부탁하는 경우도 관행처럼 받아들여진 적도 있었다"며 "결국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 서로 이해관계가 잘 맞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