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용환 기자] 도박 중독으로 강원랜드에서 208억여원을 날린 남성이 7년여간의 소송 끝에 5억원대 배상금을 받게 됐다.

2일 법원에 따르면 2003년 4월 강원랜드에 첫 발을 디딘 김모씨(52)는 2007년 4월까지 V-VIP 회원으로 181회 드나들며 208억1000여만원을 날렸다.

귀금속업에 종사하던 김씨는 처음 1년여간 108억원을 잃자 강원랜드에 스스로 출입제한을 요청했다.

하지만 도박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김씨는 두 달도 안 돼 출입제한 해제를 요청, 카지노 출입제한과 해제 요청을 수차례 반복하며 약 99억원을 더 탕진했다.

결국 수십년간 모아놓은 재산이 바닥을 드러내자 김씨는 집, 땅, 주식 등을 처분해야만 했다.

200억원이 넘는 재산을 날린 김씨는 2008년 6월 강원랜드가 출입제한 규정과 베팅한도 제한 규정 등을 위반했다며 도박으로 잃은 돈 전부를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강원랜드가 출입제한 규정을 위반했다는 점만 인정하고 2심은 김씨의 본인 과실을 고려해 강원랜드에 책임을 20%로 제한한 11억9000여만원을 배상액으로 결정했다.

강원랜드는 민법상 김씨의 소송 제기일 기준 3년 전 발생한 손해는 배상 청구권 시효가 소멸했다며 상고했다. 이에 2심은 당시 김씨가 강원랜드 출입 당시 카지노출입관리지침 위반 등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를 모르고 있어 배상청구권 시효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고가 카지노에 출입할 때 이미 손해 발생 및 가해자의 불법행위 사실을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원심을 파기,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판단을 받아들인 서울고법 민사18부는 청구권 시효 소멸 기간인 2005년 6월 이전에 김씨가 잃은 돈을 뺀 손해액을 29억여원으로 산정하고 이중 20％인 5억8060만원을 배상액으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