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경기침체로 서민들의 급전 수요가 늘면서 저축은행 소액신용대출 취급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소액신용대출은 300만원에서 최대 500만원까지 담보 없이 신청 당일 빌릴 수 있는 상품으로,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저신용자들이 생활비 등을 융통하기 위해 주로 이용해 연체율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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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미디어펜 |
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취급액은 전년 동기(9006억원) 대비 11.7% 증가한 1조57억원을 기록하며 2017년 1분기(1조309억원) 이후 5년 만에 1조원을 넘겼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SBI저축은행이 221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OK저축은행 1969억원, 웰컴저축은행 862억원, 신한저축은행 732억원, 다올저축은행 654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 395억원으로 상위사에 대부분이 몰려있었다.
저축은행 소액신용대출은 집계가 시작된 2008년 2분기 374억원으로 시작해, 증가 추세를 보이며 2016년 1분기 1조1449억원까지 증가했다. 이후 2016년 2분기부터 감소세가 시작돼 2018년 상반기 8186억원에서 이듬해 7506억원으로 떨어졌으나 2020년 상반기 9079억원으로 9000억원대를 돌파한 뒤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 소액신용대출은 주 이용고객이 소상공인, 저소득계층,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저신용자가 대부분으로 금융취약계층의 긴급자금 창구로 여겨진다. 금리는 법정최고금리인 연 20%에 육박할 정도로 높다.
현재 SBI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상품인 ‘스피드론’의 금리는 연 14.7~19.9% 수준이며 OK저축은행의 ‘비상금OK론’이 연 18~19.99%, 웰컴저축은행의 ‘웰뱅 비상금 대출’이 연 9.9~17.9% 이내다.
이에 연체율도 높은 편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저축은행 소액신용대출의 연체율은 6.59%다. 저축은행의 평균 연체율이 3.0%인 것과 비교하면 소액신용대출의 연체율이 2배 이상인 셈이다.
특히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지난해 3분기 소액신용대출 연체율은 10.93%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9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웰컴저축은행의 소약신용대출 연체율은 2020년 3분기 5.28%에서 지난해 3분기 8.16%로 2.88%포인트 올랐다.
올해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차주의 이자부담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마다 대출자 전체 이자 부담은 연 3조45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법정최고금리는 20%까지 떨어지고 조달금리는 오르면서 수익성이 낮아진데다 연체율도 악화되면 저축은행들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소액신용대출 취급을 줄이고 저신용자의 대출 문턱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소액신용대출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등 다른 대출보다 심사가 타이트하지 않아, 긴급자금대출로 쓰이면서 리스크가 높은 고객들이 많이 찾고 있어 이를 확대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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