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현대차가 엔저 여파로 급락하면서 이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도 손실을 입을 위기에 놓였다.
2일 장에서 현대차는 전거래일 대비 10.36% 내린 13만8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 중에는 13만800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이에 따라 원금 손실(Knock-In) 구간에 진입한 ELS가 속출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현대차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공모형 225개 ELS를 집계한 결과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대우증권, 현대증권,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유안타증권 등이 발행한 ELS 70여개가 원금 손실(Knock-In·녹인) 구간에 진입했다.
이들 ELS의 현대차 기준가격은 26만4500원∼23만원으로 하방 녹인 배리어 가격은 기준가보다 60% 수준인 15만8700원∼13만8000원이다. ELS는 녹인 구간에 진입했더라도 무조건 손실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만기 때 주가가 손실 구간에 있으면 투자자들은 원금 손실을 확정짓게 된다.
문제는 엔저 기조가 크게 바뀔 기미가 안 보이면서 현대차의 주가가 당분간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적다는 점이다. 엔저 기조로 위축된 투자심리가 살아날 기대를 가지기 어려워서다. 여기에 녹인 발생으로 ELS 헤지물량이 대거 쏟아진다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녹인 발생으로 헤지물량이 나오면서 주가가 하락하고 다른 ELS의 녹인으로 이어지는 연쇄 녹인의 악순환이 벌어질 수도 있다”며 “다만, 현대차가 초대형주인 만큼 예전 OCI나 현대중공업 ELS와 같은 상황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작년 말 기준 현대차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잔액은 약 3000억~4000억원이고 가장 많이 발행된 가격이 23만원대다. 55% 녹인을 가정하면 13만원대에 녹인 물량이 집중돼 있는 것”이라며 “향후 2~3일 고비만 넘기면 반등시 주가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충격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