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Korea Corporate Governance Improvement Fund‧한국 기업지배구조 개선 펀드)가 메리츠자산운용 인수계약 체결을 완료하며 업계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행동주의 투자자로 손꼽히는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는 매각가 최대 500억원을 지불하고 운용자산 규모가 3조원에 달하는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해 업계 판도를 바꿔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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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가 메리츠자산운용 인수계약 체결을 완료하며 업계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인 ‘행동주의 투자자’로 알려진 강성부 대표의 KCGI가 메리츠자산운용 인수를 위한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KCGI 컨소시엄은 지난 6일 메리츠금융지주가 보유한 메리츠자산운용 보통주 100%(264만6000주)를 인수하는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가는 400억~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 메리츠자산운용의 의미는 남다르다. 우선 운용자산 규모가 3조원에 달한다. 거기에 전직 대표가 ‘동학개미의 원점’으로 일컬어지는 존리 씨였다. KCGI측이 최근 “메리츠자산운용과 KCGI는 투자자들과 함께 중장기 투자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가치투자 철학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점도 존리 씨의 투자 철학을 계승하겠다는 암시로 읽힌다.
KCGI는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이자 애널리스트 출신인 강성부 대표가 지난 2018년 설립했다. 이후 한진칼 등을 상대로 주주 행동주의 활동을 펼치며 큰 화제를 몰고 왔다. 최근에도 국내 임플란트 업계 1위 업체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5% 이상을 취득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번 지분 확보는 펀드나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거치지 않고 KCGI가 직접 법인 명의로 메리츠자산운용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즉, KCGI가 메리츠자산운용을 자회사로 거느리는 구조다.
아울러 컨소시엄을 이룬 영남지역 기반의 중견 건설사 화성산업이 상당량의 지분을 확보해 주요 주주로 올라서는 점도 특징적이다. KCGI는 감독당국의 대주주 변경승인이 나면 새로운 사명 공모나 인재 공개채용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인수계약과 함께 진행되고 있는 KCGI의 또 다른 행보에도 여전히 많은 시선이 꽂힌다.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KCGI가 지분 100%을 보유한 유한회사 에프리컷홀딩스는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을 최근 추가 매입해 2대 주주 등극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미 KCGI 측은 지분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이라고 밝혔던 터라 경영권 분쟁과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KCGI의 경우 한진칼과도 경영권 분쟁을 벌였고 작년엔 쌍용차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면서 “금융감독원이 존리 전 대표에 대한 ‘차명투자 의혹’ 검사를 진행한 것이 결국 행동주의 펀드가 메리츠운용을 인수하는 나비효과로까지 발전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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