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여야가 11일, 전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것에 이어질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1야당 대표가 포토라인에 선 것이 양날 검이라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이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사건으로 검찰에 소환된 것에 확연한 입장 차이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우선 정부여당은 언론에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장식됨에 따라 야당의 분열이 초래돼 정권의 실책이 잠식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반격의 기회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정치 검찰의 야당 파괴’라는 위기감 고조로 지지층이 결집해 대여투쟁의 원동력이 마련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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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남FC 불법후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출석해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자료사진)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사법 리스크, 분리대응 실패…단일대오 균열 촉발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소환 조사를 최고의 호재로 보고있다. 검찰이 제1야당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포토라인에 세운 것이 사법 리스크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탄을 쏜 것이라고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에 민주당 또한 연거푸 ‘단일대오’를 외치며 사법 리스크에 공동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대응 방식에 이견이 커짐에 따라 화합보다 마찰음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현재 ‘방탄 프레임’ 공고화에 대한 우려로 자중지란을 지속 연출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 상임고문을 맡은 설훈 의원은 당 차원으로 사법 리스크를 대응하고 있는 것에 “당과 무슨 상관이 있냐”고 불만을 드러냈으며, 친명계 좌장으로 알려진 정성호 의원도 당이 아닌 개인 차원에서 대응을 거듭 강조하고, 검찰 출석에 동행하지 않음으로써 균열에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분리대응을 요구하는 내부 목소리를 외면하고, 사법 리스크를 당의 문제로까지 결부시켜 갈등이 고조되는 중이다.
이에 당 상임고문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까지 나서 “너무 오버하는 것”이라고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민주당이 방탄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여당이 희망하는 단일대오 분열이 현실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양극화된 정치권, 위기감에 지지층 결집…사법 리스크 반격 기회
민주당이 분열될 수 있다는 우려는 오히려 사법 리스크 반격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위기감이 고조될수록 지지층이 결집해 대여투쟁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선일보 의뢰로 여론조사업체 케이스탯리서치가 ‘청담동 술집 의혹’과 관련해 여론을 조사* 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의 39.6%가 사실, 40.3%가 거짓이라고 답했다. 특히 표본을 민주당 지지자로 축소할 경우 69.6%가 진실, 11.5%가 거짓이라고 응답했다. 청담동 술집 의혹은 경찰 조사에 따라 거짓으로 판명된 사건으로 사실관계보다 진영논리가 우선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정치의 양극화가 심화된 탓에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도 부정적 영향보다 지지층 결집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는 윤석열 정권을 향한 ‘야당 탄압’이라는 반발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 대표도 검찰조사 후 공식 석상에 나와 국민적 소란을 야기한 것에 도의적, 정치적 사과대신 “정치 검찰에 맞서 당당하게 조사에 임했다. 폭력적인 왜곡·조작 시도에 앞으로도 굴하지 않겠다”고 여론전에 불을 지피고 있다. 진영논리를 자극해 사법 리스크를 돌파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 조선일보가 의뢰하고 케이스탯리서치가 조사했다. 2022년 12월 26일부터 27일까지 2일간 조사를 실시했고,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22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방법은 전화조사원 인터뷰로 SKT, KT, LGU+ 등 3개 통신사에서 제공된 가상 번호를 무작위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여론조사결과 현황 게시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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